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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학생들에 온라인 배움터 선물

입력 : 2021-08-31 01:00:00 수정 : 2021-08-30 20: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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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생 온라인 학교 ‘들풀’ 운영
국제인문사회학 조수민 등 10명
미얀마 이주여성·현직 교사 함께
유튜브·SNS서 정규수업 진행
전북대 국제인문사회학부 황서현, 조수민, 김나연 학생(왼쪽부터)이 민주화를 상징하는 세 손가락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배움의 터전을 잃어버린 미얀마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전북대 학생들이 나섰다. 30일 전북대에 따르면 국제인문사회학부 2학년 조수민(20)씨 등 학부생 10여명은 미얀마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근 ‘들풀 온라인 학교(Wild Glass Online School)’를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설했다. 들풀은 ‘거친 들판을 헤치고 꿋꿋하게 자라나라’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들풀 학교는 학교 밖 어디서든 온라인을 통해 정규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꾸몄다. 수업은 미얀마 9학년(중학교 3학년에 해당) 학생들의 미얀마어와 역사, 영어, 수학, 과학, 지질학 등 6개 정규 필수과목 내용을 현직 교사들이 직접 출연해 자세히 진행하고 있다. 교사들의 신변 위협을 우려해 목소리와 판서로만 진행한다.

전북대생들이 온라인 학교 설립에 나선 것은 지난달 말 미얀마 사태와 민주화를 논의하기 위해 포럼을 연 게 계기가 됐다. 학생들은 이 자리에서 국내에 유학 중인 미얀마 학생들의 모임인 ‘미얀마의 봄’ 회원들로부터 군부 탄압과 자국민들의 저항, 민주화 전개 과정 등에 관한 이야기를 접했다. 미얀마 교사와 학생들은 군부 쿠데타에 대한 항의표시로 등교를 거부해 자연스레 배움터를 잃어버린 상황에 처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들었다. 전북대생들은 시공간을 초월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온라인 배움터를 만들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미얀마 출신 이주여성들의 도움으로 미얀마 현지 교사들에게 학습 강의를 요청했고, 수업 내용을 편집해 지난 27일 온라인에 처음 올렸다.

소식을 접한 ‘글로벌 에코비전’은 시민 불복종 운동에 동참해 해직된 교사들을 위해 1인당 1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조씨는 “한창 배우고 꿈꿀 미얀마 청소년들이 중단 없이 공부하고 미얀마가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사진·글 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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