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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軍의 ‘노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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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30 23:37:25 수정 : 2021-08-30 23: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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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시름하는 지구에 ‘호모 마스크스’란 신인류가 등장했다. 바이러스를 피한 ‘집콕’에서 벗어나려면 마스크는 필수다. 마스크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다. 고대 그리스에서 전쟁 시 적군이 피운 불과 연기를 피하기 위해 스펀지로 코와 입을 가렸다는 기록이 있다. 고대 로마에선 광부들이 유해물질을 막기 위해 동물의 방광을 뒤집어썼다고 한다. 마스크를 보는 시각도 동서양이 다르다. 서양에서는 질병·범죄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동양에서는 타인을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작다.

때아닌 군(軍) ‘노 마스크’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가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방역당국에 ‘군내 선제적 방역 완화방안 검토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내면서다. 물론 완전한 ‘노 마스크’는 아니다. 민간과 교류가 없는 부대 내에서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고, 사적 모임은 정부 방역지침을 그대로 준수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청와대 측은 “군의 접종 완료율이 94%에 육박해 군 활동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높은 접종 완료율의 효과를 확인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부 검토 단계에서 일부 군 장병과 가족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야당에서는 ‘생체 실험’이라는 비난까지 나왔지만 지나친 억측이다. 군 당국은 “과도한 표현은 군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과학을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그렇더라도 모든 일에는 순리가 있는 법이다.

영국, 싱가포르에 이어 덴마크가 내달 10일부터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방역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백신 접종 완료율이 60∼70%에 이른다. 성인 기준으론 70∼80%에 달한다. 우리와는 180도 다르다. 30일 0시 기준 한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28.5%에 불과하다. 1차 접종도 고작 55%인 상황에서 이달 들어올 모더나 백신은 예정 물량의 4.2%에 그친다. 군대가 아무리 폐쇄성을 지닌 집단이라지만, 크고 작은 외부 접촉은 불가피하다. 마스크 논란 이전에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다. 어설픈 실험은 자칫 화를 키울 수 있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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