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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고려인 애국정신 널리 알렸으면”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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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29 20:02:52 수정 : 2021-08-29 20: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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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 고려인문화관장

30년간 홍 장군 유품·자료 수집
카자흐서 귀국 후 문화관 등 개관

소장자료 20종 추려내 ‘특별展’
홍 장군 담긴 원본 사진 등 공개

“고려인 문화 구심점 역할 수행
‘독립운동가 후손’ 긍지 지킬 것”
김병학 고려인문화관장이 ‘홍범도 장군 특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국내로 송환되던 지난 15일 광주 광산구 월곡2동 고려인마을에서는 홍 장군의 항일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특별전시회가 열렸다. 고려인은 1937년 독립운동과 강제동원 등의 이유로 러시아 영토로 이주해 정착한 이들의 후손이다.

고려인 5700여명이 살고 있는고려인마을에는 월곡고려인문화관 ‘결’이 있다. 고려인문화관은 지난 14일부터 ‘홍범도 장군 특별전’을 열고 있다. 특별전을 기획하고 준비한 김병학(56) 고려인문화관장을 지난 27일 만났다.

김 관장은 “오래전부터 홍 장군의 특별전을 준비해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카자흐스탄 지인을 통해 8월 초순쯤 홍 장군 유해의 국내 봉환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유해 봉환을 계기로 전시회를 열면 홍 장군과 고려인들의 항일운동과 애국정신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고려인문화관의 일반 전시실을 홍 장군의 특별전시실로 꾸몄다. 김 관장은 지난 30년가량 모으고 간직한 홍 장군의 자료 가운데 20점을 골랐다.

그는 “홍 장군 생전 모습의 원본사진을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1929년 연해주 한까호수 인근에서 새로 맞이한 부인과 자녀로 추정되는 아이가 나란히 서 있는 흑백사진이다. 김 관장은 20년 전 카자흐스탄에 있을 때 홍 장군이 나오는 반쪽의 원본 사진을 고려인 할머니로부터 구했다. 모자를 쓰고 허리에 권총을 찬 홍 장군의 생전 모습으로 유일한 원본 사진이다.

이번 특별전에는 또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의 홍 장군 묘지를 참배하는 고려인신문(레닌기치) 직원들과 1942년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홍범도 장군’의 출연진, 1984년 홍 장군 흉상 제막식 등의 사진 원본과 레닌기치에 소개된 홍 장군 관련 기사들을 만날 수 있다. 또 홍 장군의 혈육(손자)이라고 주장하는 홍예까쩨리나가 1994년 크즐오르다 중앙묘역 관리소장과 홍범도 재단에 홍 장군의 유해를 한국으로 봉환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전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홍범도’ 희곡을 쓴 극작가 태장춘의 아내 고 리함덕의 회고문도 볼 수 있다. 김 관장이 홍 장군의 자료와 유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는 1992년이다. 그는 당시 광주지역 민간단체에서 카자흐스탄에 설립한 한글학교의 교사로 부임했다. 한글을 알지 못하는 고려인들에게 우리 문화와 한글 등을 가르쳤다.

김 관장은 홍 장군의 자료나 유품이 거의 없는 이유로 시대적 상황을 꼽았다. 그는 “홍 장군이 독립운동을 하던 시기에 부인과 자녀가 일본 경찰에 몰살되거나 전사했다”며 “또 세계 2차대전 중인 1943년에 홍 장군이 사망해 유품이나 자료를 챙길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홍 장군과 관련해 남아있는 자료는 당시 고려일보에 실린 기사 정도다.

김 관장은 카자흐스탄에 있을 때 직접 홍 장군의 유품과 자료 모으기에 나섰다. 그는 “홍 장군의 항일 독립운동의 활동에 비하면 자료가 너무 빈약하다”며 “고려인 사회에 흩어져 있던 홍 장군 관련 자료를 기증받거나 매입하는 방법으로 자료를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24년간의 카자흐스탄 생활을 마치고 광주로 돌아왔다. 2012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광주 고려인마을의 고려인들에게 고려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역사와 문화의 구심점이 필요했다. 광주 광산구의 도움으로 지난 5월 고려인의 문화관과 역사유물전시관을 개관했다. 그동안 모은 고려인의 삶과 발자취와 관련한 자료를 기증했다. 문화관에는 1만2000여점의 고려인 역사기록물이 있다. 김 관장은 “문화관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연해주로 이주해 스탈린의 박해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민족을 지켜온 고려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며 “문화관은 고려인들에게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고 했다.


광주=글·사진 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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