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어난 지 20개월된 여아를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20대 남성을 향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피고인 신상 공개와 엄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하고, 온라인에선 진정서와 시위 계획이 공유되는 등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엔 20개월 여아를 강간·학대해 살해한 양모(29)씨의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개월 여아를 끔찍하게 학대하고 성폭행해 살해한 아동학대 사건 피고인 신상 공개를 원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이틀 새 5만5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으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만에 사전동의 100명 이상이 돼 관리자가 전체공개를 검토 중이다.
앞서 사건이 보도된 지난 달에도 ‘20개월 여아를 잔혹하게 살해한 친부를 확실히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관련 청원이 올라와 1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온라인 상에서는 인터넷 맘카페를 중심으로 피고인의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 제출이 독려되고 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등에선 진정서 제출 양식을 인터넷 카페에 공유하고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한 인터넷 맘카페에선 ‘양씨에게 법정 최고형(사형)을 선고해 달라는 시위를 대전지법 앞에서 자발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열린 양씨 재판에 참석한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친딸로 알고 있던 피해자를 상대로 한 끔찍한 사건”이라며 “신상 공개 요건과 그 취지에 부합하는 만큼 대전경찰청에도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대전지법 형사12부(유석철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아동학대 살해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를 받는 양모씨와 사체은닉 등 혐의의 정모(25·여)씨 첫 공판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사기죄 등으로 복역 후 최근 출소한 양씨는 정씨와 20개월 된 정씨 아이를 함께 데리고 살게 됐다.

그러다 지난 6월 15일 새벽 양씨는 술에 취한 채 주거지에서 아이를 이불로 덮은 뒤 주먹으로 수십 차례 때리고 발로 수십차례 짓밟는 등 1시간가량 폭행해 숨지게 했다. 잠을 안 자고 운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숨진 아이의 친모인 정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숨겨뒀다.
양씨는 학대 살해 전 아이를 강간하기도 한 것으로 검찰은 확인했다. 성폭행 등 범행 당시 친모 정씨는 양씨 지시에 따라 집 안 다른 곳에 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전자(DNA) 조사 결과 양씨는 피해 아이의 친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범행 당시에도, 경찰에서 수사를 받게 됐을 때도 스스로 친부로 알고 있었다.
양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다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정씨의 경우 양씨로부터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며 극도의 공포감과 함께 심리적 지배상태에 있었던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 공판은 10월 8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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