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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엔 편리함, 금융사·핀테크엔 기회 부여 [연중기획-포스트 코로나 시대]

입력 : 2021-08-26 06:00:00 수정 : 2021-08-26 07: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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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어디까지 왔나

참여사 100여곳·가입 중복 포함 8967만
서비스 차별화와 보안 문제 여전한 숙제

‘오픈뱅킹’이 도입된 지 곧 2년이 된다. 금융생태계를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던 오픈뱅킹은 실제 금융소비자에게는 편리를, 금융사·핀테크 등에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가져왔다.

오픈뱅킹은 2019년 10월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그해 12월 핀테크 기업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말에는 상호금융, 우체국, 증권사 등으로 늘어났고, 지난 4월에는 70여개 저축은행, 5월부터는 일부 카드사로 확대되며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8월 현재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업체는 100곳이 넘는다.

오픈뱅킹은 국내 은행의 계좌정보를 제3자에게 표준화된 방식(은행권과 금융결제원이 공동 구축한 API 시스템)으로 개방하는 서비스다. 참여 금융사는 고객의 동의를 받아 다른 금융회사나 핀테크 사업자 등이 해당 고객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용자의 편의성은 확실히 높아졌다. A은행을 생활비 계좌로, B은행을 급여계좌로 사용하는 고객이 이전에는 두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따로 사용했다면, 오픈뱅킹에 가입한 뒤에는 A은행 앱에서 B은행 계좌 조회뿐 아니라 송금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오픈뱅킹 가입자는 8967만명이다. 지난해 금융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오픈뱅킹 이용자의 71.3%는 서비스에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타행 송금수수료가 무료이며 편의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금융사들의 반응은 나뉜다. 은행권은 오픈뱅킹 도입 전 자사 고객의 금융정보를 개방하는 것을 반기지 않았다. 지금도 은행권은 긍정적 효과가 크지는 않다고 평가한다. 자행 고객이 타행이나 타업종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핀테크 업계에는 은행 고객을 유인하는 기회가 됐다. 금융결제원이 지난해 6월 오픈뱅킹 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은행 서비스에서는 잔액조회를, 핀테크 업체 서비스에서는 출금·이체를 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의 오픈뱅킹 참여 후 약 5개월간 총 출금·이체 금액은 은행시스템이 8조8000억원, 핀테크 시스템이 22조5000억원으로 핀테크가 훨씬 앞섰다.

고객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핀테크사가 금융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도 30%가량 줄어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이득을 봤다.

오픈뱅킹은 금융혁신을 통해 금융소비자 편의를 높이고 핀테크나 중소 금융사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서비스 차별화와 보안 문제는 여전한 숙제다. 특히 모든 금융정보가 연결돼 있어 한 시스템이 뚫리면 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 참여사의 철저한 보안이 요구된다. 지난해 금융연구원 설문조사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큰 불만으로 꼽은 점도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57.9%)이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금융은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핀테크 업체들이 이 특성을 이해하고 보안을 강화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오픈뱅킹 사업자들의 보안을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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