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극적 탈출…탈레반에 붙잡힐 뻔

아프가니스탄의 한 유명 여가수가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 대원들은 “인간이 아니다”며 국제사회에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프간 출신 싱어송라이터이자 인권 운동가인 아리아나 세이드(36)는 23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탈레반 과거 집권기인 1996∼2001년) 20년 전 우리가 경험했던 탈레반은 제대로 된 인간이 아니었다”며 “그들은 사람들, 특히 여성을 인간적으로 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탈레반을 전혀 믿지 않는다”면서 “그들의 정권이 국제사회 인정을 받아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이드는 “탈레반은 무슬림(이슬람교도)이 아니다”고도 비판했다.
“이슬람교는 통합과 인간애, 평화를 이야기한다. 여성들 머리에 총을 쏘고 여성들이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다. 탈레반 지도자들에게 코란(이슬람교 경전)을 읽어 달라고 하면 그들은 그렇게 못할 것이다. 코란을 전혀 모른다.”
영국 시민권자인 세이드는 여성이란 이유로 탈레반의 표적이 돼 왔다고 한다. 탈레반에 강간당할 것을 두려워했다.
지난 8개월간 아프간에 머물던 그는 16일 미국 공군 수송기 C-17을 타고 극적으로 탈출했다. 머리, 목 등을 가리는 히잡을 쓴 덕분에 탈레반에 붙잡히지 않고 카불국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금은 미 워싱턴에 있다.

“지난 14일, 아프간을 떠나라는 친구들의 전화를 받았다. 티셔츠와 청바지, 여권이 든 지갑을 가져갈 시간밖에 없었다. 공항에서 약혼자와 비행기 안에 들어갔는데 (앉을) 공간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비행기에서 내린 그는 공항 밖으로 걸어 나가 약혼자 사촌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탈레반이 가택수색 중이란 사실을 접하고 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약혼자 사촌, 아기와 같은 차에 탔다. 탈레반 검문소에 도착했을 때 한 남자가 가까이 다가왔다. 내가 히잡을 쓴 걸 보고는 우리를 놓아줬다.”
그는 “카불엔 아프간 전역에서 온 사람들이 피신처도 음식도 없이 있다”면서 “아프간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아슈라프 가니 전 대통령과 파키스탄을 싸잡아 비난했다.
“대통령이 몇 시간 만에 아프간을 떠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지도자 없이 전쟁을 어떻게 할 수 있나? 탈레반은 사실 파키스탄에 속해 있다. 아프간의 현 상황은 파키스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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