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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과 콜롬비아의 긴밀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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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23 23:23:08 수정 : 2021-08-23 23: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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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콜롬비아 관계엔 혈맹, 전략적 동반자, 전통적 우방, 형제자매, 친구 등이 흔히 사용된다. 정서적 친밀함이나 동질감이 묻어 있다. 부부나 연인관계에서처럼 국가 간에도 공통점이 많으면 서로 가까워지기 쉽다. 5000만 인구, 중견국, 동족상잔의 아픈 경험과 식민지 역사, 미국과의 특별한 협력관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족 간의 강한 유대 등 한국과 콜롬비아 간의 공통점은 정말 많다. 양국은 콜롬비아의 6·25전쟁 참전으로 1962년 수교 이전 이미 인연을 맺었다.

“만약 지금 한국이 60여년 전과 같은 어려움에 직면한다면, 콜롬비아는 한국 국민을 위해 그때와 마찬가지 조치들을 취할 것입니다.” 2011년 한국을 방문한 콜롬비아 전 대통령의 청와대 만찬사의 일부다. 한국에 전쟁이 나면 즉시 달려오겠다는 얘기다. 당시 한국 참석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의 파문이 일었다. 만찬사의 수사이지만 최고지도자가 쉽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중남미 지역에서는 콜롬비아만이 유일하게 전투병력을 파견했다. 당시 세계의 지도국으로 부상하는 미국의 적극적인 파병 요청, 평화의 파괴를 응징한다는 유엔의 대의, 복잡한 콜롬비아 국내사정 등을 고려한 라우레아노 고메스 대통령의 결정이었겠지만, 여하간 콜롬비아 젊은이들은 한국 국민들의 생명을 구했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주었다.

추종연 주콜롬비아공화국 대사

“한국이 제공한 알미란테 토노함은 양국 간의 굳건한 동맹을 상징합니다. 양국관계는 절대 깨지지 않고 견고하며 미래지향적입니다.” 지난 1월 초 한국이 제공한 퇴역함 진수 및 명명식에서 이반 두케 대통령이 행한 연설의 일부다. 두케 대통령은 자신의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함정의 대모(代母·새로운 선박에 이름을 붙여 주고 축복을 기원해주는 여성 인사)로 샴페인 브레이킹(새로운 배의 탄생을 알리고 안전운항을 기원하는 의식)을 하도록 했다. 대통령 어머니의 이름이 훌리아 마르케스 토노이며, 토노는 두케 대통령 외가의 성(姓)이다. 알미란테 토노는 콜롬비아가 한국전에 파견했던 구축함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콜롬비아 국민을 돕고자 콜롬비아를 중점방역협력국으로 지정해 1000만달러 넘게 지원했다. 지난해 허리케인 피해지역의 병원건설을 지원했고 콜롬비아 내 베네수엘라 난민 정착도 해마다 지원한다. 여기에는 6·25전쟁 때 우리를 도왔던 콜롬비아에 대한 보은의 마음이 들어 있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한국 국민들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감사 표명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한국전 참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3대 시장이다. 미국시장과도 가깝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동시에 접해 있고 파나마 운하와는 지척의 거리다. 석유와 양질의 석탄을 수출한다. 세계 2위의 절화 수출국이며 마일드 아라비카 커피의 최대 산지다. 생명다양성 2위 국가로 유전자 자원의 보고다. 한국 프리미엄도 엄청 크다. 콜롬비아의 이반 두케 대통령이 오늘(24일) 국빈자격으로 방한한다. 이번 방문으로 통상 및 투자, 의료보건, 디지털 전환, 인프라, 방산,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양국은 70여년을 함께 걸어왔고 앞으로도 전략적 동반자로 긴밀하게 동행할 것이다.


추종연 주콜롬비아공화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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