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과거 미국 연방 검찰총장과 연방대법관을 지낸 인물인 ‘로버트 H. 잭슨’의 말을 인용하며, 검찰의 권한 남용 방지를 위한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내세웠다.
조 전 장관이 지난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잭슨의 발언은 그가 1940년 미국 연방 검찰총장에 임명된 뒤 ‘연방검사’라는 제목으로 검사들에게 한 연설의 일부다.
당시 연설에서 잭슨은 “검사가 사건을 고른다는 것은 곧 피고인을 고를 수 있다는 뜻”이라며 “바로 이것이 검사의 권한에 내포된 가장 큰 위험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처벌할 필요성이 있는 ‘사건’을 고르기보다, 잡아넣고자 하는 ‘사람’을 고르게 된다는 점”이라며 “법전에는 수많은 범죄가 규정되어 있으니 검사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작은 법 위반 행위라도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선택한 뒤 그에게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법전을 뒤지거나, 수사관에게 조사를 시키는 식이 된다”며 “검사가 싫어하거나 괴롭히고 싶은 사람 또는 사회적 혐오 대상을 선택하고, 그들의 범죄 혐의를 찾는 방식이야말로 검찰권의 가장 큰 남용 위험이 도사린 지점이다”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말과 함께 잭슨은 ‘사적’인 것으로 전락해버리는 법 집행, 검사에게 혐오스럽거나 방해가 되는 사람들이 ‘진짜 범죄자’를 대체한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윤석열 검찰’이 자신과 자신의 일가족을 향해 겨눈 칼끝이 결국은 ‘괴롭히고 싶은 사람’을 찾아내어 이 잡듯이 뒤진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나가고자, 잭슨의 발언을 SNS에서 공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회고록인 ‘조국의 시간’에서도 2019년 8월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벌어진 검찰의 수사 개시를 두고 “나와 내 가족은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졌다”고 떠올린 바 있다. 검찰(檢察)의 수사 전개 후 수십 개의 ‘검(劍)’이 자신의 몸을 쑤시고 들어오는 느낌이었다며, 가족 전체에 대한 ‘사냥’의 시작이었다고도 표현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