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팟캐스트 ‘나꼼수’ 출신 김용민 시사평론가(평화나무 이사장)를 비롯한 ‘친(親) 이재명파’ 유튜버들이 19일 “이낙연발(發) 블랙리스트에 경악한다”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낙연 캠프 측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측은 전날 ‘일부 유튜버들이 이재명 지사에 우호적인 방송을 하고 이 전 대표를 의도적으로 비방한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후보 비방을 주도하는 유튜브 방송 실태’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8쪽 분량으로, 김용민TV·이동형TV·새날TV·이송원TV·시사타파TV 등 진보 성향 유튜버들과 고발뉴스, 열린공감TV 등 온라인 매체 등이 언급돼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들은 이 전 대표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투표를 하고,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결탁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음해하고, 옵티머스 사건과 연루되고 삼부토건의 배후인 것처럼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구독자들에게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문건에는 “이들 유튜버는 경기도의 ‘경기호황쇼’와 연결돼 거액의 출연료를 받거나 기본소득 등 광고 수주를 통해 지원을 받으면서 이 전 대표 비방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경기도 홍보비 관련 자료에 따르면 팟캐스트에 대한 예산은 지난 6월까지 2년6개월간 총액은 4억5300만원, 유튜브 예산은 8억7200만원에 달한다”고 적시돼 있다.

해당 문건에 언급된 김용민씨 등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은 19일 발표한 공동 입장문에서 “이낙연 캠프는 자기에게 비우호적이라는 예단으로 우리를 지목하고는 방송 내용과 성향을 분석한 괴문서를 제작했다”면서 “이 후보가 직접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낙연 후보는 이 괴문서에서 ‘몇몇 유튜버에 경기도 홍보비 수억원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가 특정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봉사했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면서 “이 후보는 근거를 대라. 당신이 거명한 매체 대부분은 경기도는 물론 그 어떤 공공기관으로부터 광고를 받은 바 없는 언론이나 유튜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낙연 캠프는 괴문서를 폐기하고 문건 작성 경위를 밝힌 뒤, 책임자를 즉시 파면하라”면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낙연 후보 캠프에 대한 법적 조치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논란이 일자 캠프 측은 “일상적 업무수행 차원에서 작성한 문건”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블랙리스트라고 불릴 만한 문서는 만든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부 유튜버들이 암약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돕고, 이낙연 후보는 깎아내리기 한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 홍보비 중 유튜브에 들어간 것만 1년에 몇십억 규모라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경기도가 절대 공개하지 않는 홍보비, 공관 경비 등은 이재명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도 홍보비와 관련한 자료를 이제 모으는 중이지만 확실한 증거가 아니라 공식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랬다가는 네거티브로 몰릴 것”이라며 “경기도가 먼저 나서 언론 홍보비를 상세히 공개하는 것이 순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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