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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평화상 수상한 ‘전쟁터의 외과의사’

입력 : 2021-08-17 02:00:00 수정 : 2021-08-16 19: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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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출신 지노 스트라다 별세

의료구호단체 ‘이머전시’ 설립
분쟁지역 누비며 1100만명 치료
전쟁 거부·인류애 실현에 앞장
2017년 2월3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왼쪽)가 수상자인 지노 스트라다 박사에게 상패를 전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탈리아 출신 외과의사로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무상 의료활동을 펼치는 국제 구호단체 ‘이머전시’를 설립한 지노 스트라다 박사가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별세했다. 향년 73세. 고인은 30년 가까이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에서 헌신적인 긴급의료 구호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선학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고인의 부음은 딸 세실리아 스트라다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이머전시도 “우리가 사랑하는 지노 스트라다가 별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고인이 수년간 심장 문제로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1948년 이탈리아 밀라노 교외에서 태어난 고인은 밀라노 주립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했다. 미 스탠퍼드대 및 피츠버그대 병원에서 4년간 심장 및 폐 이식 전문의로 일했다. 1988년부터 적십자사에 몸담은 고인은 파키스탄, 에티오피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지부티, 보스니아 등 내전이 극심한 나라에서 의료봉사를 했다. 1994년 아내, 동료 등과 함께 만든 이머전시는 르완다를 시작으로 이라크, 아프간, 우간다 등 19개국에 병원을 세워 지금까지 1100만명 넘는 사람을 치료했다.

이런 업적을 높이 평가해 선학평화상위원회(위원장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는 2016년 11월 고인을 제2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선학평화상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가 참사랑으로 인류평화 실현에 이바지한 이들을 기리고자 제정했다. 이듬해인 2017년 2월 한국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한 고인은 한 총재로부터 메달과 상금 50만달러(약 6억원)를 받은 뒤 “난민들의 산산조각난 삶은 우리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며 “인류 발전이 계속되기를 원한다면 전쟁 논리를 포기하고 형제애와 연대를 실천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이탈리아는 애도 분위기에 휩싸였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성명에서 “분쟁으로 인간에 대한 모든 존중이 사라지는 속에서도 고인은 전쟁을 거부하고 헌법을 바탕으로 한 인류애를 발휘해 일평생을 보냈다”며 추모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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