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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北의 전환경제’, 카자흐스탄에 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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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16 22:56:57 수정 : 2021-08-16 22: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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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핵심 대외정책인 신북방정책은 ‘평화와 번영의 신북방 경제협력 공동체 구축’이라는 비전하에 성장잠재력이 크고 한국과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가진 북방국가와의 경제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 증진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자는 정책이다.

신북방정책 관련 14개국 중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다음으로 국토면적이 넓은 중앙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 국가이다. 인구 1900만명의 저밀도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120여 민족에 국토의 절반이 대초원을 형성하고 있으며, 1인당 국민소득(GDP)은 약 9000달러다. 우리와의 지정학적 인연은 구소련 시절인 1937년 이래 연해주 강제이주 한인을 시작으로 약 17만명의 고려인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정착하기 시작했다. 고려인에는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애국투사도 있었으며, 이들은 고려인의 정신적 지주로 추앙을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경제 발전에 따라 고려인은 카자흐스탄 각계에서 중요한 역할과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공헌함으로써 주요 소수민족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근중 카자흐스탄 키맵대 교수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

카자흐스탄은 냉전시기 소련에 풍부한 천연자원 공급지와 개발을 위한 주요 요충지 역할을 했다. 1991년 갑작스러운 소련의 해체로 카자흐스탄도 타 CIS 국가처럼 독자 생존이라는 국면을 맞게 됐으나 핵무기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받은 원조금과 석유생산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영미식 경제시스템을 받아들여 연평균 10%의 경제성장을 이루는 성과를 올렸다.

2007년 글로벌 경제위기는 카자흐스탄에 안정된 경제모델을 요구하는 계기가 됐다. 석유 생산국에 맞는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해 노르웨이 경제모델과 흡사한 국부펀드(Samruk Kazyna)를 중심으로 석유생산을 기반으로 약 600개의 유통·제조업 기업을 관리하는 펀드와 금융과 투자를 담당하는 펀드, 그리고 창업과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다무(Damu)를 주축으로 한 경제시스템으로 전환했다.

2017년 행정수도인 아스타나(당시 명칭 누르술탄)에서 열린 ‘그린 엑스포’에서 카자흐스탄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각국의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2045년까지 석유·석탄 주요 생산국에서 광활한 초원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국가로의 전환 및 디지털 강국을 향한 국가전략을 선보였다. 더 나아가 그린에너지 투자 활성화를 위해 아스타나를 중앙아시아의 금융허브 도시로 만들기 위해 금융시스템 관련한 영국법을 채택했으며, 국부펀드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정부기업을 민영화하기로 했다.

이렇듯 30년간의 경제적 위기와 발전은 카자흐스탄만의 경쟁력 있는 경제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지속적으로 국가경제 발전을 이루려는 ‘전환경제’의 모범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16일 카심·조마르프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국빈 방한했다. 더불어 홍범도 장군의 유해도 8·15 광복절을 기해 봉환됐다. 필자는 문재인정부의 신북방정책의 완성은 사실 북한과의 평화협정과 경제협력이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한·카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보다 발전적인 경제협력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하면서 아울러 카자흐스탄의 경제모델이 북한에도 신뢰를 갖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 있는 유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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