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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니 규정은 노골적 성차별”…사임 압박 직면한 핸드볼연맹 회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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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11 11:54:17 수정 : 2021-08-11 11: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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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현지시각) 유럽핸드볼연맹(EHF)은 성명을 통해 지난달 18일 노르웨이 여자대표팀이 스페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국제핸드볼연맹(IHF) 비치핸드볼 규칙에 어긋나는 복장으로 경기를 해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유럽의 여성 스포츠 단체들이 국제핸드볼연맹과 유럽핸드볼연맹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여자 비치핸드볼 선수들에게 비키니 하의 착용을 강요하는 것은 “노골적인 성차별”이라는 이유에서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여성 선수 권리 옹호 단체 어시스트, 프랑스의 앨리스 밀리아 재단, 독일의 디스커버 풋불은 하산 무스타파 국제핸드볼연맹 회장, 마이클 위더러 유럽핸드볼연맹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사임을 요구했다.

 

어시스트의 루이사 리지텔리 회장은 “연맹의 유니폼 규정이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것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연맹과 유럽연맹은 (노르웨이 대표팀 사건 이후에도) 즉시 규정을 손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벌금형을 확정했다”고 서한을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리지텔리 회장이 언급한 노르웨이 사건은 지난달 19일 불가리아에서 열린 유럽 비치핸드볼 선수권 대회에서 노르웨이팀이 비키니 하의 대신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는 이유로 1500유로(약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일을 가리킨다. 노르웨이 선수들은 “비키니 하의는 노출이 심하고 불필요하게 성적인 느낌을 주며, 불편하다”고 하소연했지만, 연맹은 선수 1인당 150유로에 해당하는 벌금 부과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팝스타 핑크(PINK)는 “유니폼 규정에 적극적으로 항의한 노르웨이 여자 비치핸드볼 팀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벌금은 내가 기쁘게 지불할 테니, (비키니 거부를) 계속하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유럽핸드볼연맹은 노르웨이 대표팀이 “부적절한 옷차림” 때문에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핸드볼연맹은 유니폼 규정이 불합리하다고 공식 항의했다.

 

국제핸드볼연맹 규정에 따르면 여자 선수들은 상의로 양팔 전체가 드러나고 딱 붙는 스포츠 브라를 입어야 하고 하의는 옆면 길이가 10㎝를 넘지 않는 비키니를 착용해야 한다. 남자 선수들은 달라붙는 탱크톱 상의와 무릎 위 10㎝ 길이의 너무 헐렁하지 않는 반바지를 입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리지텔리 회장은 “이 규정은 사라져야 할 노골적인 성차별 관행”이라고 비난했다.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유럽핸드볼연맹은 국제핸드볼연맹과 함께 성명을 내고 “연맹은 비치핸드볼 대중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며 “8월에 새로 선출된 위원회가 회의를 통해 선수들의 유니폼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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