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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청주간첩단에 “국정원 해체 분위기 조성” 지시

, 청주 활동가들 '간첩 혐의'

입력 : 2021-08-10 17:53:27 수정 : 2021-08-11 14: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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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하달한 지령문서 확인
“한국당, 여성 천시당 각인을” 하명도
올 4월 선거후에도 “보수당 부숴야”
지난 2일 청주지법에서 북한의 지령을 받고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회원 4명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청주=뉴스1

북한이 ‘청주 간첩단’으로 불리는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에 국가정보원 해체 분위기 조성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여성천시당’으로 각인시켜 여성들의 혐오감을 증대시키라”는 지령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이 청주 간첩단에 지령문을 하달하며 대남공작 활동을 진행하는 동안 우리 정보당국은 북측 공작원들의 신상을 세세하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10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은 2019년 9월24일 파일명 ‘대화법.docx’라는 지령에서 “회사(충북동지회) 성원들이 정보 및 공안(공공의 안녕과 질서)당국의 사찰책동에 각성을 높이고 이에 전술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위한 비상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국정원 해체를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활동을 회사 능력에 맞게 조직해 보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북한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여성 이슈 등을 활용하라는 지령문도 하달했다. 북한은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지 6일 후인 2019년 10월20일 ‘__.docx’라는 파일의 지령을 통해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로 인해 동요하는 중도층을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문서에서 “현 사태가 보수의 부활과 정권찬탈을 노리고 촛불민심의 적폐청산, 검찰개혁 요구에 도전해 나선 보수세력의 기획적인 재집권 책동에 의해 빚어진 정치적 혼란이며 이를 수수방관한다면 중도층도 그 피해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널리 여론화한다”고 하명했다.

 

북한은 이 지령에서 자유한국당을 ‘여성혐오당’으로 낙인찍으라는 지침도 내렸다.

 

북한은 “A사장(50·구속)이 책임지고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여성건강연대 등을 내세워 자한당 의원의 ‘아이 낳는 도구’ 등 여성비하 발언을 걸고 자한당을 여성천시당, 태생적인 색광당, 천하의 저질당으로 각인시켜 지역 여성들의 혐오감을 증대시키기 위한 활동을 조직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4월19일엔 4·7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한 것에 위기감을 느낀 듯 ‘보수당을 부수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령에서 “보수패당의 집권야망을 짓부수어버리는 것을 회사의 당면한 투쟁과업으로 내세우고 전반민심을 반보수 투쟁으로 돌려세우기 위한 실천 투쟁을 책략적으로 벌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은 이어 “반보수 투쟁이야말로 반미자주화와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 투쟁방향이라는 것을 깊이 심어주어 조직 핵심들부터가 반보수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정보원. 국정원 제공

북한과 간첩단이 이렇게 소통하는 사이 국정원은 이 지령을 내린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문화교류국(과거 225국) 소속 공작원 리광진과 김세은 등의 여권명·출신대학·가족관계 등 신상을 정확히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광진은 1960년 9월21일생의 ‘김동진’이란 가명을 쓰며 어머니와 아들 혹은 부부관계로 위장해 국내에도 수차례 침투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은은 남포사범대학 영어과를 졸업한 후 평양외국어대 프랑스어 출신의 이소영과 결혼해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부부공작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했다. 또 1969년 4월9일생 ‘조일운’ 명의의 여권명을 쓰는 또 다른 공작원도 청주 간첩단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들 북한 공작원의 여권번호까지 파악, 추적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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