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일 독일 대사관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일인 9일 피해자를 추모하며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현과 나가사키시는 핵전쟁의 광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라는 견해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밝혔다.
일본 누리꾼들은 처음 피해자 추모 글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드러냈지만 연달아 오른 이같은 지적에는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모욕적이다” 등의 과격한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독일 대사관 측은 공식 SNS 계정에 “히로시마 원폭 투하 사흘 뒤인 1945년 8월9일, 또 다른 원폭이 나가사키 거리를 괴멸시켰다”며 “수십만 명의 희생자를 추모한다”고 했다.
이어 추가로 작성한 글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핵 전쟁의 광기를 말해주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발단은 독일과 일본의 민족주의와 군국주의에 의해 시작된 전쟁이었다. 오늘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게 왜 중요한지 상기시켜 주는 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광기에 사로잡힌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원폭 투하가 결정됐고 일본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누리꾼들은 즉각 독일 대사관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모욕적이다”, “일본에 실례가 되는 말이다” 등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 나가사키시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이날 오전 나가사키시 평화공원에는 원폭 희생자 위령제 및 평화 기원식이 열렸다.
다우에 도미히사 나가사키 시장은 행사에서 올해 1월 발효된 핵무기금지조약을 거론하며 “세계 공통의 룰로 만들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한 프로세스가 시작된다”면서 일본 정부를 향해 제1회 조약 체결국 회의에 옵서버로 참여하고 하루빨리 서명·비준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 핵무기 완전 폐기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지만 핵무기금지조약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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