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뜨거운 태양으로 폭염 이긴다고?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205)

관련이슈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입력 : 2021-08-15 13:00:00 수정 : 2023-11-15 23:50:18

인쇄 메일 url 공유 - +

 

The thermometer on the background of the sun. 3d rendering.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는 요즘 체감은 35도 이상으로 올라가 그야말로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냉방비에 대한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전기를 쓰지 않고도 온도를 낮춰주는 냉각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냉각 기술의 핵심이 바로 ‘태양’이라는데요. 여름 무더위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태양이 어떻게 시원하게 해주는 냉각 기술의 주인공으로 변신하게 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맑은 날 더 춥다? 복사 냉각이란?

출처=블룸버그(bloomberg.com)

 

복사 냉각(radiative cooling)이란 대기 복사에 의한 냉각과 지구 복사(radiation)에 의한 지표면의 냉각 현상입니다. 즉 지표로부터 방출된 복사 에너지가 흡수된 복사 에너지보다 클 때 총 에너지의 손실로 차가워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낮 동안 태양광선으로 데워졌던 지표면이 밤 사이 열 에너지를 적외선 형태로 공기 중 또는 대기권 밖으로 내보내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이지요. 주로 맑은 날 바람이 약한 밤에 복사 냉각이 잘 이뤄져 안개나 서리가 곧잘 형성됩니다.

 

◆복사 에너지란 

 

그렇다면 복사 에너지란 무엇일까요? 적외선이나 광선 등의 복사선이 운반하는 에너지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온도 있는 모든 물체는 복사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태양이 방출하는 복사 에너지를 받은 만큼 적외선과 전파에 해당하는 파장을 통해 우주로 방출하는데, 이를 지구 복사 에너지라고 합니다. 에너지를 방출하지 않으면 지구의 기온은 계속 상승해 결국 생물이 살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의 피부도 복사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실제로 여럿이 가깝게 모여 있을 때 서로 방출하는 복사광 에너지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공공건물 출입 시 비접촉 방식으로 사람의 체온을 측정하는 방식이 바로 피부에서 방출되는 복사광을 이용한 것입니다.

 

◆‘에너지 제로’ 복사 냉각 기술

복사 냉각 페인트를 바른 부분의 온도를 측정한 실험 이미지. 출처=사이언스뉴스(sciencenews.org) 

 

복사 냉각 기술이란 건물이나 자동차 등이 낮 동안 흡수한 열을 외부로 방출해 전기를 쓰지 않고도 온도를 낮추게 합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복사 냉각 원리를 활용하는데요. 주로 태양열에 의한 건축물의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1970년대부터 등장했습니다, 별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화석 연료의 고갈과 지구 온난화 등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광학설계 기술과 나노 소재 합성, 나노 구조 제작기술 등의 발전으로 건축물 외에도 광전자 소자, 의류 섬유 등으로 복사 냉각 기술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데요, 실제 이 기술을 사용한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바르면 온도 떨어뜨리는 복사 냉각 페인트

used paint roll, remains of white varnish in paint tin, studio

 

최근 국내 연구진이 바르면 표면 온도가 떨어지는 복사 냉각 페인트를 개발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는 일반 페인트 용매에 친환경 실리카 물질을 넣어 만들어졌습니다. 이를 바르면 표면 온도를 최대 10도 정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외부 온도가 상승하면 그 열을 적외선 형태로 방출해 온도를 낮추는 원리입니다. 

 

◆나노 광학구조 이용한 금속 열복사 냉각 기술

열 복사를 통한 금속 냉각의 원리 개념도 및 구리 기판의 사진. 출처=경희대

 

한여름 햇볕 아래 주차된 차량 내부 온도는 80도 이상까지 상승하는데요, 금속은 태양광을 흡수한 뒤 공기 중으로 열을 방출하지 않는 탓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외에도 건축이나 통신장비 등 야외 금속 구조물에는 강제로 열을 방출시키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열 복사를 돕는 나노 구조를 도입한 금속판으로 자체 냉각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이 금속판을 부착하면, 여름철 평균 대기온도로 약 25도를 가정했을 때 10도 이상의 냉각 효과가 예측됐습니다. 뜨거울수록 열 복사 에너지도 크기 때문에 여름철 냉각 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복사 냉각 기술을 활용한 냉감섬유. 출처=메릴랜드대(University of Maryland)

 

또한 복사 냉각 기술을 사용한 섬유도 등장했는데요. 이 섬유로 만든 옷을 입으면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반사하면서도, 몸에서 방출된 열을 흡수해 밖으로 방출시켜 체온을 낮아집니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여름철 복사 냉각 기술이 우리 주변에 더 널리 적용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굳이 에어컨을 켜지 않고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한화솔루션 블로거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상큼 발랄'
  • 박보영 '상큼 발랄'
  • 고윤정 '매력적인 미모'
  •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 '눈부신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