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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도 폭염에 최악 산불… 탄소 배출량 역대 최대치

입력 : 2021-08-08 19:24:47 수정 : 2021-08-08 21: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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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이달 첫 주에 150건 넘는 산불
많은 문화유산 있는 아테네도 큰 피해
北美·러 시베리아 이어 남부 유럽 등
지구촌 곳곳 지난달 산불 역대 최악
배출 탄소량도 3억4300만톤 추정돼
가디언 “폭염·가뭄 등 기후변화 때문”
7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북부 트라코마케돈스 외곽에서 대형 산불이 난 가운데 주민들이 소를 끌고 다급히 대피하고 있다. 트라코마케돈스=로이터연합뉴스

그리스가 동시다발로 발생한 산불에 더해 34년 만에 닥친 최악의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스는 이달 첫째주에만 150건 넘는 산불이 났고, 이 같은 산불과 폭염이 터키·이탈리아 등 남유럽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최근 들어 유럽뿐만 아니고 시베리아, 북미 등에서도 최악의 산불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달 지구의 탄소 배출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그리스 전역에서 산불이 번졌다. 이날은 많은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수도 아테네도 산불 피해를 보았다. 아테네 북부 파르니타산에서 발생한 불이 도시까지 내려온 것이다. 현재까지 그리스의 산불 피해 면적은 5만6000㏊(헥타르)에 달한다.

그리스 섬들 곳곳에서도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아테네 북부 에비아섬 등에서 수십건의 산불이 났다. 섬 주민 2000여명이 산불을 피해 섬을 빠져나왔고, 주민 대피를 위해 쉴 새 없이 선박이 투입됐다. 전날 니코스 하르달리아스 그리스 시민보호부 차관은 “이번 주에 15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며 “산불의 강도와 분포 면에서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산불은 방화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진압을 위해 이웃나라들도 지원에 나섰다. 현재 프랑스, 우크라이나, 키프로스, 크로아티아, 스웨덴, 이스라엘이 소방인력과 특수 헬기를 보냈고 스위스와 루마니아도 진화작업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리스를 포함한 남유럽 곳곳의 산불은 최악의 폭염이 겹쳐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달 초 그리스의 최고 온도는 45도로 측정돼 1987년 이후 극심한 무더위를 경신했다. 덥고 건조한 날씨에 화염이 잡히지 않고, 진화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아테네 화재통제센터를 방문해 “악몽 같은 여름”이라며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인명 보호”라며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6일 밤 아테네 북쪽 에비아섬 주민들이 산불을 피해 육지로 가는 선박에 오른 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모습. 에비아=로이터연합뉴스

이처럼 그리스 등 남유럽뿐 아니라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북미 등에서도 산불이 빈발하면서 지난달 전 세계의 산불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심각했던 것으로 관측됐다. 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청(CAMS)은 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생한 산불과 들불로 343메가톤(3억4300만톤)의 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추산했다. 2014년 7월에 기록한 종전 최대치보다 20%가량 많다. 마크 패링턴 CAMS 선임과학자는 “올해 7월은 2003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한 7월이었다”고 했다.

7월 산불로 인한 탄소 배출량의 절반 이상은 북미와 시베리아에서 나왔지만, 유럽의 대형 산불 발생 건수 역시 지중해 국가를 중심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은 밝혔다. 열흘 전부터 최악 산불과 씨름 중인 터키에서는 올해 들어 평년 8배 수준인 12만8000㏊의 면적이 불에 탔으며, 이탈리아는 평년 대비 4배, 그리스는 2배가량 피해가 컸다. 가디언은 지난달 산불이 “극단적인 폭염과 장기화한 가뭄 때문”이라며 “기후변화가 몰고 온 파괴적 영향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 사례”라고 전했다.


이지민, 유태영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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