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력 덕분에 한여름 전력수요가 최고조에 이를 때 약 5.2GW의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력거래소가 전망한 올해 8월 둘째 주의 전력 수요가 90.9~94.4GW임을 감안하면 태양광발전으로 전력공급에 상당한 숨통이 트임을 의미한다.
전력거래소 정응수 계통운영처장은 2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에너지전환포럼, 이학영·김성환·양이원영 의원과 연 ‘전력수급 위기와 탈원전, 무엇이 팩트인가’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의 전체 태양광 설비용량은 약 20.3GW로 추정된다. 전략시장에서 거래하는 태양광이 5.1GW, 한전과 직거래(PPA)로 발전하는 태양광이 11.5GW이며 자가 소비 목적의 자가용 태양광이 3.7GW(추정치)다.
정 처장은 “태양광은 전력수요 감축 및 공급능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태양광이용률은 계절·시간대별로 다르나 여름 피크 시간대인 14~17시에 최근 5년 평균 35%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 여름 피크시기인 이달 2주차에 태양광발전으로 5.2GW 수준의 전력수요 감축이 전망된다”며 “2주차에 전체 발전량 중 태양광이 기여하는 부분이 7%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가 최근 30년간 발전량과 경제전망, 기온 등을 토대로 예측한 8월 최대 전력 수요는 90.9~94.4GW이다. 7월 27일 전력수요가 치솟았을 때 공급 전력이 91.1GW, 예비력이 9.5GW(예비율 10.5%)였음을 감안하면, 태양광발전이 전력수요에 기여하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제기된 전력수급 위기와 탈원전 원인론에 대해 ‘근거 없다’는 반박이 이어졌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전력의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어야 원활한 전력수급이 이루어진다”며 “전력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도 대정전이 일어나지만 공급이 수요를 지나치게 초과해도 대정전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력 순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출력 감발(발전기 출력을 높이거나 낮춤)이 필요한 원전은 되려 대정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석 위원은 또 “전력 부족으로 신규 원전 건설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미 변화가 시작된 전력 공급 체계를 반영하지 못한 과거지향적 태도”라며 “지금은 신한울 3, 4호기와 같은 신규 설비 건설이 아니라 현재 가동·건설 중인 원전이 전력망에 미칠 불안정성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김선교 부연구위원은 탈원전은 장기 계획이며 전력수급 관리는 단기 계획이기에 두 문제는 서로 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전력 예비력은 전력 비상수급 첫 단계인 5.5GW의 약 2배인 10GW에 달해 대정전 가능성을 논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며 “ 태양광과 유연성 에너지원의 확대로 이제는 불확실성에 대처할 능력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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