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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건강 위해 등산?…나에게 맞는 운동하는 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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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01 14:16:55 수정 : 2021-08-01 14: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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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위해 운동한 것이 오히려 독이 돼…무리하게 운동해선 안 돼
자신의 한계 넘어서까지 무리하게 운동하는 ‘운동 중독’ 조심해야
무조건 과도한 운동이나 무리한 신체활동 한다고 건강해지지 않아
고혈압·심뇌혈관 질환 등 기저질환 제대로 파악해 맞게 운동해야
게티이미지뱅크

 

7월의 마지막 날에도 낮 최고기온이 30도 중반까지 치솟는 ‘폭염’이 어김없이 이어졌다. 

 

이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바깥 활동을 자제해야 하지만, 이런 날씨 속에서도 등산이나 운동 등을 하다가 온열질환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 때문에 아침이나 한낮에는 등산이나 운동 등 힘든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때는 어린이와 노인, 만성질환자는 물론 건강한 보통 사람도 외출 등 바깥활동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앞서 지난 24일에는 한 60대 남성이 부산 해운대의 산 정상 부근에서 등산을 하다 숨지기도 했다. 당시 시각이 오전 10시쯤인데도 최근 기온이 아침부터 푹푹 찌는 무더위가 계속된 탓이다. 게다가 해당 남성은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남성은 구조 헬기 도착 전 주위 등산객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산에 구조 헬기가 출동하는 것은 등산 중 추락하는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뿐만 아니라 질병과 관련된 출동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병을 잘 모른 채 무리하게 등산 등 운동을 하다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날씨가 무덥고 몸이 피곤한 상황에서도 무리하게라도 꼭 운동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다. 이는 운동을 통해 얻는 ‘쾌감’ 때문으로 보인다. 

 

사람의 신체는 분당 120회 정도의 심박수로 30분 이상 운동을 하면 뇌에서 행복 호르몬인 ‘엔도르핀’(endorphin)이 나온다. 이 호르몬은 동물의 뇌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모르핀’과 같은 진통효과를 가진다. 주로 인체의 통증을 줄여 쇼크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의 효능은 강력한 진통제로 알려진 모르핀의 약 800배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엔도르핀에게는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강력한 마약’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 같은 행복감 때문에 자신의 신체 한계를 뛰어넘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지나친 강도와 체력 고갈을 느끼지 못한 채 운동을 계속하면 ‘운동 중독’에 빠진다. 이런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껴 악조건을 무릅쓰고 운동을 지속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심장의 과도한 부담으로 심장마비가 올 수 있고, 관절을 다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이 운동의 한계점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무더위 속 운동은 환절기나 겨울철 못지않게 고혈압이나 심뇌혈관 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위험하다. 사람의 신체는 더울 때 열을 식히기 위해 말초혈관을 확장시키며 땀을 흘리게 된다. 이때 말초혈관으로 피가 몰리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은 혈액공급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심장근육이 크게 수축할 수 있다. 

 

미국 심장학회의 논문에 따르면 기온이 32℃ 이상으로 올라가면 뇌졸중 위험은 66%, 심근경색 위험은 20% 증가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뇌졸중-급성심근경색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더위가 절정인 7월에 가장 많았다. 

 

중년이 되면 본인도 모르게 고혈압과 혈관 질환을 앓을 수 있다.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본인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무리한 운동을 할 수 있다. 

 

무리한 운동을 하면 호르몬인 ‘아드레날린’(adrenalin) 분비가 늘어나 심박수와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전해질의 불균형을 초래해 심근허혈(심장근육의 산소부족)과 치명적인 심장 부정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무거운 역기 들기 등 ‘무산소 운동’을 조심하고 걷기 등 안전한 운동을 해야 한다. 

 

우리 주변의 90세, 100세까지 장수하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평생 ‘헬스클럽’에 가본 적이 없고, 비싼 등산 장비를 사서 정기적으로 등산을 다닌 적도 없다. 그들은 농사나 집안일 등을 하면서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삶을 살았다. 또한 식사 후 바로 앉거나 눕지 않았고, 시간이 잠시 남더라도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다듬는 등 바삐 움직이면서 치매도 잘 걸리지 않았다. 

 

꼭 헬스클럽에 다니거나 축구나 테니스, 골프 등 구기 종목에 매진하거나 정기적으로 등산을 다니는 것들만 건강을 위해서 필요한 활동이 아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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