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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국내 무대 여는 오페라계 ‘슈퍼스타’ 스테파노 포다

입력 : 2021-07-28 20:51:36 수정 : 2021-07-28 20: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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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나부코’ 연출을 맡은 오페라계의 슈퍼스타 스테파노 코다. 사진=Priska Ketterer 제공

오페라계의 ‘슈퍼스타’ 스테파노 포다가 4년 만에 국내 무대에 선다. 국립오페라단이 광복절에 즈음해 16년 만에 선보이는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탈리아 출신인 스테파노 포다는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무대 예술가. 연출은 물론 무대, 의상, 조명, 안무 등 극 예술 모든 분야를 자신이 직접 설계하는 연출가다. 세계 주요 오페라단에서 이미 100여편 이상을 공연했는데 공연 때마다 스테파노 포다 만의 미학이 담긴 무대와 조명, 의상 등이 연출과 함께 어우러져 특유의 미장센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콧대 높은 러시아 볼쇼이 극장도 지난 4월 그의 볼쇼이 무대 데뷔작인 ‘토스카’ 공연 소식을 알리면서 ”원작에 충실한 그는 연출뿐만 아니라 무대, 의상, 조명 디자이너, 안무가로도 활동하며 매번 미학적으로나 개념적으로 완전한 공연을 만들어낸다”고 자랑했을 정도다.

 

이 명연출가와 국립오페라단의 만남은 세 번째다. 이미 2015년 ‘안드레아 셰니에’, 2017년 ‘보리스 고두노프’에서 압도적 스케일과 상상과 영감이 현실이 되는 마법 같은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그가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나부코’. 젊은 시절 베르디가 잇따른 실패와 불행을 딛고 작곡가로서 큰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 작품이다. 수년에 걸친 대공사를 끝내고 재개관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새 무대에 올리는 첫 오페라로서도 의미가 깊다. 광복절을 맞아 민족 해방과 독립을 소망했던 선현을 기리는 작품이자 2022년 창립 60주년을 앞둔 국립오페라단이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하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기원전 6세기에 있었던 히브리인들의 '바빌론 유수' 사건을 다룬 웅장한 작품으로서 베르디가 작품을 내놓은 당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와 나폴레옹의 지배를 받았던 북이탈리아의 민족 해방과 독립의 염원이 담겨있다. 베르디를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이자 이탈리아 민족 영웅의 반열로 인도했는데 특히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유명하다.

 

그는 이번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장면에서 최고의 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페라 연출을 넘어 ‘오페라를 한다’는 것은 잃어버린 세상 혹은 미래의 세상, 새로운 우주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새롭게 창조된 우주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고민할 수 있도록 도발하는 것”을 오페라 연출의 가장 큰 숙제로 여긴다”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추상적으로 승화된 놀라운 미장센의 오페라를 선보인다. 한복의 전통 문양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무늬를 전체적으로 세밀하게 수 놓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의상 디자인, 역사적 고증을 배제한 채 붉은색과 흰색의 대비를 극단적으로 표현한 미니멀한 무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상징물, 한국 고유 정서인 '한'을 텍스트로 조형화한 무대 배경 등을 통해 관객의 극적인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특히 그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한’의 정서와 ‘나부코’에 담긴 베르디와 그 민족의 정서가 일맥상통한다”며 “억압에 시달리고 고통받으면서도 존엄을 지켜내고 우애와 결속을 다지는 이들의 치유의 원천, ‘한’이라는 정서를 작품 속에 그려냄으로써 인류에 대한 성찰,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에 대한 담론을 풀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신으로 칭하는 불패의 권력자 바빌로니아의 왕 나부코 역은 바리톤 고성현과 정승기가 맡는다. 거부당한 사랑에 좌절하며 출생의 비밀에 대한 열등감을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분출하는 복합적인 캐릭터 아비가일레 역은 소프라노 문수진과 박현주가 맡는다. 선의 의지를 대변하는 페네나 역은 메조소프라노 양송미와 최승현이 분한다. 또한 적국의 공주와 사랑에 빠진 이즈마엘레 역의 테너 정의근과 박성규, 신앙심 깊은 대제사장 자카리아 역의 베이스 박준혁과 최웅조, 안나 역의 소프라노 최세정과 임은송, 압달로 역의 테너 김지민과 바알의 대제사장 역의 박경태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공연되며 14일 오후 3시 공연은 ‘크노마이오페라LIVE’를 통해 실시간 온라인 유료 생중계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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