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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가 안 보인다…디지털 소외계층 어찌하라고

입력 : 2021-07-26 23:00:00 수정 : 2021-07-26 18: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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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2021년 최소 168개 영업점 줄폐쇄 예정
‘역대급 규모’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 전망
점포 폐쇄 절차 강화했지만 자율 규제 한계
사진=연합뉴스

은행 영업점이 안 보인다. 창구를 찾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각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점포를 줄이고 있다.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은행업의 현실도 점포 구조조정을 부추긴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이용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올해 안에 폐쇄했거나 폐쇄할 예정인 영업점은 총 168개다.

 

지난해보다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이 올해 폐쇄를 확정한 영업점은 총 66개다. 다음달 2일 13개의 영업점을 닫는 데 이어 9월과 10월에도 각각 44개, 4개의 점포를 폐쇄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2~4월에도 5개 지점과 출장소를 정리한 바 있다.

 

국민은행도 올해에만 최소 50개 점포를 없앤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1월에 20개, 이달 9일에는 28개 영업점을 폐쇄했다. 은행 측은 오는 9월에도 2개 지점의 문을 닫는다. 올해 들어 19개의 영업점을 줄인 하나은행은 오는 9~10월에도 10개 지점의 감축을 예고했다. 우리은행 역시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총 23개 지점을 폐쇄한 상황이다.

 

은행권의 점포 구조조정 경쟁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추세다. 4대 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2016년 5773개에서 지난해 5323개로 7.8% 감소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사업 수익성이 자꾸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뱅킹을 통한 거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점포 축소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서울 강동구 KB국민은행 천호동지점에 영업점 통폐합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특히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역대급’ 규모로 점포가 사라졌다. △국민은행 79개 △하나은행 73개 △우리은행 53개 △신한은행 17개 등 4대 은행에서만 222개가 폐쇄됐다.

 

3분기가 갓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숫자의 점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던 신한은행이 본격적으로 점포 감축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은행권이 수익성을 명분으로 고령층 등 금융소외 계층 고객의 불편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70대 이상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8.9%에 불과하다. 60대 이용률도 32.2%로, 모바일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이들이 2배 이상 많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진작에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은행권이 올해 3월 자율 규제인 ‘점포 폐쇄 관련 공동절차’를 강화한 것은 이러한 이유다. 개정안은 폐쇄를 결정하기 전에 고객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사전에 평가하고 은행 소비자보호부서와 외부 전문가 판단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지점 모습. 연합뉴스

점포 감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자율 규제라는 한계 때문이다. 평가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외부 전문가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했지만, 은행과 반대 입장을 피력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란 지적이다.


백준무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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