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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단자, 가족까지 죽일 것" 탈레반에 참수당한 미군 통역사 출신 아프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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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3 18:00:29 수정 : 2021-07-23 18: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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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통역사로 일한 바 있는 아프간인 소하일 파르디스(32)는 탈레반에게 참수당했다. 사진=CNN 보도 캡처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뒤로 이들의 통역사로 일했던 아프간인이 탈레반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CNN은 과거 미군 통역사로 일했던 아프간인 소하일 파르디스(32)가 지난 5월12일 탈레반에게 붙잡혀 참수당했다고 보도했다.

 

파르디스는 이날 이슬람의 금식 기간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를 맞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있는 자택을 떠나 차로 여동생을 태우러 가던 중, 탈레반군 검문에 가로막혔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파르디스는 가속 페달을 밟았으나,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이를 목격한 마을 주민은 탈레반이 그의 차에 사격을 가했고, 차량에서 파르디스를 끌어내 참수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파르디스는 숨지기 불과 며칠 전 친구에게 탈레반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는데, 그의 친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파르디스에게 ‘너는 미국인들을 위한 스파이이자 미국인들의 눈이며, 이단자’”라면서 “우리는 너와 너의 가족을 죽일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아홉살 난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난 파르디스는 2010년대 초반부터 16개월가량 미군의 통역사로 일했다.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은 현지인을 고용할 때 스파이를 걸러내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 등을 활용해왔는데, 파르디스는 2012년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해 해고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지난 6월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외국군과 일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 했으나, CNN은 탈레반이 미군의 철수에 따른 보복 공격을 진행하면서 이들의 목숨까지 위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경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bo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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