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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로 막 내린 부산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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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2 11:00:00 수정 : 2021-07-22 10: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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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건 중 273건 ‘혐의없음’ 결론
적발된 3명(6건) 중 2명만 수사 의뢰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 일대 부산연구개발특구(첨단복합지구) 조성사업 예정지 모습.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내부정보를 활용한 부동산 투기로 촉발된 부산지역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가 결국 ‘용두사미’로 막을 내렸다.

 

농지법 위반 및 부동산 투기의심자로 확인된 건 3명(6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들 3명 중 1명은 공소시효가 만료돼 수사 의뢰나 처벌은 불가능하고, 관할 지자체에 통보하는 선에서 종료됐다.

 

22일 부산시가 발표한 부산시 전·현직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 결과를 보면, 총 448건의 토지거래내역 중 상속과 증여를 제외한 279건에 대한 조사에서 273건을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시가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린 273건은 △조사 기간 이외 부동산거래 198건 △관련 부서 미 근무 65건 △공무원 임용 전 매매 7건 △경매 2건 △실거주 1건 등이다.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3명(6건)의 공무원 중 농지법 위반 의심사례 1명과 명의신탁으로 부동산실명법 위반 의심사례 1명 등 2명에 대해서만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나머지 1명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로 수사 의뢰 대신 관할 지자체에 통보만 했다.

 

또 조사 기간 부산시 홈페이지 부동산 투기 의혹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4건의 제보에 대해서도 투기 의혹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부산시는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실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자, 지난 3월 내부정보를 활용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 규명을 위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시 감사위원회에 자체조사단을 구성하고, 시 본청을 비롯해 한창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해운대구·강서구·기장군 공무원 8390명과 부산도시공사 직원 264명, 시·구·군 주요 개발업무 부서 및 부산도시공사 직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8882명 등 총 1만7536명을 대상으로 2010년 이후 10년간 토지거래내역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은 강서구 연구개발특구를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 부지 7곳과 그 주변 지역 일대 10만9959필지에 대한 토지자료와 취득세 과세자료를 대조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시는 또 조사 기간 중간에 언론 브리핑을 통해 조사대상자의 인적사항을 토지거래자료와 취득세 자료로 이중 교차 검증하고, 조사과정에서 투기의심사례 발견 시 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자문하는 등 긴밀한 협조하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혔다.

부산광역시청 전경. 뉴스1

또 시 자체조사단이 상속·증여를 제외한 279건의 거래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직무상 취득한 내부정보 이용 여부 및 토지거래 과정에서의 각종 위법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개발사업계획에 대한 심층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으나, 결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조사대상 중 부동산 투기 의혹이 짙은 273건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다.

 

부산시 감사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공직자가 직무수행 중 취득한 정보로 부동산을 구매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을 대상으로 했다”며 “조사대상자 대부분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결론을 내린 건은 직무상 획득한 정보를 활용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애초부터 부동산 투기 관련 조사를 경찰이나 검찰에 의뢰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조사한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안일규 부산경남미래정책 사무처장은 “부동산 투기 의혹 해소를 위해 시작한 조사가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고 덮어버리면 조사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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