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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韓 야권 정치인 사드·홍콩 관련 발언에 “수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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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1 23:00:00 수정 : 2021-07-22 00: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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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대변인, 윤석열·이준석 겨냥해 발언… ‘대선 개입’ 논란 가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권 교체를 다짐하며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에서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에 해당하는 주요 정당들의 대선후보 경선전이 한참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이 범야권 세력을 상대로 자꾸 시비를 걸어 ‘대선 개입’ 논란으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후보(공화당)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민주당)가 맞붙은 미 대선의 경우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번에는 그 무대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또 개입 주체가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장을 반박해 대선 개입 논란을 빚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에게 우리 외교부가 주의를 당부하자 중국이 “외교관의 역할을 한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부 한국 정치인의 사드 및 홍콩 관련 발언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21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싱 대사의 한국 대선 개입 논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국 외교관의 역할은 중국의 중대한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중국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며 “우리는 한국 선거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문재인 대통령 후임자를 뽑는 차기 대선은 내년 3월 9일로 예정돼 있다. 비록 중국이 “한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이것이 과연 제대로 지켜질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많다. 미국의 경우 2016년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트럼프 정부 임기 내내 불거졌고 결국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 논의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5일 국내 유력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평적 대중(對中)관계’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를 먼저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에 싱 대사는 기고에서 “중국 레이더는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박근혜정부 당시 배치한 사드가 중국의 안보 이익과 양국 간 전략적 상호 신뢰를 해쳤다”고 비판을 가했다. 이날 자오 대변인은 “사드 문제에 대해 한·중 양국은 단계적으로 처리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것은 양국관계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는 중요한 기초”라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홍콩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홍콩 사태 등에 있어 ‘중국 정부의 잔인함’에 맞설 것”이란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자오 대변인은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고 홍콩의 사무는 중국의 내정으로, 그 어떤 나라나 조직도 이러쿵저러쿵 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2016년 대선을 전후해 미국에서 벌어진 논란이 내년 대선 이후 한국에서 재연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걱정한다. 비록 중국이 “한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누가 한국의 신임 대통령이 되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고 양국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그걸 어떻게 믿을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은 1997년 7월 영국으로부터 홍콩 주권을 넘겨받으며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 보장을 철석같이 약속했으나, 최근 홍콩은 반중(反中) 신문 빈과일보가 폐간되는 등 중국 손아귀에 들어가 언론 자유의 ‘암흑시대’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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