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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가 인터넷, 실제 속도는 3기가”… 보상 기준 어떻게 바뀌나

입력 : 2021-07-21 20:00:00 수정 : 2021-07-21 18: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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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보장 속도, 이르면 내달부터 5기가로 상향 적용
소비자가 신고 안 해도 ‘자동 요금감면’
과기정통부 “불시 점검으로 사후 관리”
#10기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A 씨는 인터넷 속도가 느린 것 같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속도를 측정해 보고 깜짝 놀랐다. 10기가 속도가 제대로 나오는 것은 바라지도 않았지만, 불과 3.1기가로 나왔기 때문이다. A 씨는 이용하고 있는 통신사에 전화해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통신사는 “10기가 인터넷 상품의 최저 속도가 3기가로 설정돼 보상받을 길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A 씨와 같은 소비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길이 열렸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KT 10기가 인터넷 서비스’ 논란에 대한 실태 점검 결과를 21일 발표하면서 개선 대책도 내놨다.

 

먼저 10기가 인터넷 상품을 쓰고 있는 소비자들은 앞으로 속도가 5기가 이하로 나오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전까지는 10기가 상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최저 보장 속도를 30%로 적용해 3기가 이상만 나오면 통신사가 보상하지 않아도 됐다. 5기가 상품은 현행 최저 보장 속도가 1.5기가에서 2.5기가로, 2.5기가 상품은 현행 최저 보장 속도가 1기가에서 1.25기가로 각각 상향된다. 통신사들은 이용 약관을 변경해 KT는 8월부터, SK텔레콤·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는 9월 중 적용할 계획이다.

 

보상 절차도 대폭 줄어든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속도 측정 프로그램으로 측정한 뒤 통신사에 연락하면 통신사에서 기사를 보내 다시 한 번 속도를 측정하는 과정이 있었다. 소비자가 속도 저하를 먼저 입증한 뒤 2차로 통신사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셈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소비자가 통신사에 별도로 연락하지 않아도 통신사의 속도 측정 서버 사이트를 이용하면 자동으로 데이터가 저장돼 미달 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속도 측정 후 최저 보장 속도 이하로 나오면 통신사에 따로 연락하지 않아도 해당일의 요금을 감면해 주는 것이다. 기준은 5회 측정 중 상품별 정해진 최저 보장 통신 속도보다 3회 이상 낮게 나올 경우다. SK브로드밴드는 이미 이 같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고, KT는 10월 SKT는 11월, LG유플러스 12월 중으로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통신사가 자사의 속도 측정 서버 사이트를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통신사가 자발적으로 보상 시스템을 관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문에 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불시 점검 등 사후 관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동 요금감면’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을 수도 있어 다발성 민원의 경우 특정 프로그램을 돌리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기사가 방문하는 시스템은 통신사가 그대로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도 개선 내용 정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 같은 개선책 외에도 각 통신사는 ‘인터넷 속도 관련 보상센터(가칭)’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상품 개통 시 최저 보장 속도 이하로 나오는데도 개통을 진행하는 등 사례를 센터에서 전담해 피해 보상해준다는 계획이다.

 

소비자들과 시민단체는 이번 발표에 대체로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지적된 △10기가 인터넷 최저 보장 속도가 3기가인 점 △소비자가 속도 저하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점 △기사가 방문해 2차 점검을 받는 번거로움 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늦었지만 정부가 조치한 것은 다행”이라며 “유선뿐 아니라 무선 부문에서도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소비자들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에 방통위와 과기정통부가 서비스 품질 향상과 속도에 대한 고지 안내 시스템 구축, 요금 감면 제도 도입 등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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