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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명 4천억원' 삼성생명 즉시연금 소송서도 소비자 승소

입력 : 2021-07-21 18:34:31 수정 : 2021-07-21 18: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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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소비자 4연승…"첫 합의부 판결로 나머지 소송에도 영향"
금융소비자연맹 "보험사, 자발적으로 지급해야"

가입자 5만명의 보험금이 걸린 '삼성생명[032830] 즉시연금 소송' 1심에서 원고 소비자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5부(이관용 부장판사)는 21일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연금액 청구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일부 금액을 떼어놓는다는 점을 특정해서 설명하고 명시해야 설명·명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내용이 약관에도 없고 상품 판매 과정에서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들에게 총 5억9천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삼성생명에 주문했다.

삼성생명은 '연금계약 적립액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는 표현이 들어 있고, 산출방법서에 연금월액 계산식이 들어 있으니 약관에 해당 내용이 편입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즉시연금 미지급금과 관련한 소송에서 가입자의 4연승일 뿐만 아니라 첫 합의부 승소 결과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목돈을 맡기면 한 달 후부터 연금 형식으로 매달 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다. 원고들은 즉시연금 중에서도 일정 기간 연금을 받은 후 만기에 도달하면 원금을 환급받는 '상속만기형' 가입자들이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즉시연금 판매 생명보험사들은 순보험료(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에 공시이율을 적용한 금액 전체를 연금월액으로 지급하지 않고 만기환급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정액을 공제했다.

가입자들은 약관에 이러한 공제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고 보험사의 명확한 설명도 없었다며 2017년 금융당국에 민원을 내면서 즉시연금 미지급금 분쟁이 발생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보험사에 덜 준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고, 금감원은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나머지 가입자들에게도 보험금을 주라고 권고했으나 삼성생명, 한화생명[088350], 교보생명, 동양생명[082640], 미래에셋생명[085620], KB생명 등이 이를 거부하면서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원고를 대리한 법무법인 정세의 김형주 변호사는 "오늘 판결은 즉시연금 공동소송에서 소비자의 4연승인 동시에 첫 합의부 판결인만큼 한화생명 등을 피고로 하는 다른 사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감원이 2018년에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16만명, 8천억∼1조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5만명에 4천억원으로 가장 많다.

2018년 원고를 모아 공동소송을 추진한 금융 소비자단체도 이날 판결을 환영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즉시연금 미지급 반환청구 공동소송의 원고 승소 판결은 당연한 결과로, 남아 있는 공동소송건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을 기대한다"며 "피고 생명보험사들은 이제라도 자발적으로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삼성생명은 "판결문을 받아본 후 내용을 면밀히 살펴서 항소 여부 등 공식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대체로 삼성생명이 항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논의 등이 내부 판단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9월 한화생명 상대 판결로 '쐐기' 박을까

즉시연금 분쟁과 관련해 남아 있는 주요 1심 판결은 9월에 선고기일이 잡힌 한화생명과 가입자 간 소송으로, 삼성생명처럼 합의부 재판이다.

삼성생명과 달리 한화생명 즉시연금의 약관에는 '만기환급금을 고려하여' 연금월액을 산정한다는 표현이 들어 있다. 그러나 한화생명과 약관이 유사한 미래에셋생명이 앞서 소송(단독심)에서 이미 패소했다.

만약 한화생명과 가입자 간 소송에서도 가입자가 승소한다면 이후 단독심은 단기간에 같은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만약 한화생명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도 소비자가 승소한다면 소송전이 정리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며 "보험사들이 이자와 소송비용을 고려할 때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1심에서 패소한 보험사들이 모두 항소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항소심에서도 패소한다면 지연 이자를 줄이기 위해 보험금을 지급하고 대법원에서 소송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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