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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일본 같다”… 올림픽 선수촌 시설 불만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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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1 20:30:00 수정 : 2021-07-21 19: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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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냉장고 없고 화장실도 부족
러시아 선수단 “21세기 일본 맞나”
조직위 사무총장 “처음 듣는 얘기”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선수촌의 부실한 시설에 대한 선수단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선수촌 내부 숙소의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의 한가운데에서 치러지는 도쿄올림픽은 대회를 앞두고 입국 과정과 방역 등 수많은 부분이 삐걱거리고 있다. 그나마 감염 확산으로 인한 어려움 때문이라면 변명이라도 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감염 확산과는 별개로 대회 준비 자체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수없이 나온다.

대회를 앞두고 각국 선수단의 입촌이 한창인 선수촌에 대한 불만이 대표적이다. 2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소프트볼 경기가 열리며 대회가 시작된 가운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촌의 여러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됐다. 그중에서도 러시아 선수단의 불만은 하루 뒤 일본 언론들에 의해 자세히 소개됐다.

TV와 냉장고가 없고, 4∼5명이 머무는 객실에 화장실이 1개밖에 없다는 게 불만의 요지다. 한여름 도쿄의 폭염 속에 선수촌에만 머물러야만 하는 선수들에게 이런 기본적인 편의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숙소는 지옥이나 다름없다. 1988 서울올림픽부터 선수와 지도자로 9번째 올림픽에 참가한 일가 마메도프 러시아 펜싱대표팀 감독은 선수촌 욕실과 방이 너무 좁다는 의견을 러시아 언론에 전했다. 이밖에 “21세기 일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놀랐다”, “여기는 중세의 일본 같다”는 선수단의 표현이 그대로 조직위원회에 전달됐다.

이런 지적들에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 사무총장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선수촌은 관계자와 선수 모두에게 편안한 장소여야 한다. 의견을 듣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 회장도 “확인 후 즉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선수촌의 문제점을 대회 시작을 코앞에 둔 현재까지 핵심 관계자들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발언이어서 더욱 빈축을 샀다.

건물 21개 동, 방 3600개로 조성된 도쿄올림픽 선수촌은 키 큰 선수들이 용변을 볼 수 없는 화장실, 골판지로 제작된 침대 등으로 이미 수차례 웃음거리가 된 바 있다. 대회 기간 중 최대 1만8000명이 이곳에 투숙하게 되는데, 조직위가 선수촌 문제를 시급히 개선하지 못할 경우 다양한 불만이 계속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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