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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이 세상에서 제일 쉽다"… 등산객 묻지마 살해범, 무기징역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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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1 11:16:25 수정 : 2021-07-21 11: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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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에서 일면식 없는 50대 여성 등산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20대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1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23)씨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서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거나,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 오인이 없다”며 “원심의 무기징역 유지 판결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7월11일 인제군 북면 한 등산로 입구에서 산에 버섯을 채취하러 왔다가 차에서 쉬고 있던 한모(58)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묻지마 살인 범행’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당시 이씨는 무기징역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 역시 항소를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미리 준비한 흉기로 목 부위를 여러 차례 찌르고 피해자가 범행 이유를 물으며 저항했음에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직후에도 아무런 충격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채 계속해서 살인 범행을 결심하는 등 믿기 힘든 냉혹한 태도를 보였다”며 “피고인이 수감 기간 교화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만에 하나 살인 욕구와 충동을 유지한 채 사회로 복귀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이씨 측의 심신장애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사람을 죽이는 일이 세상 어떤 일보다 쉬워 보이고, 이를 직업으로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이래 성인에 이르기까지 지속해서 살해 욕구를 키웠으며, 정신감정 결과 정신과적 진단도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사 결과 이씨는 ‘연쇄살인’과 ‘연속살인’을 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한 번의 거만함이나 무례함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며 이른바 ‘한강 몸통시신 사건’으로 불린 ‘장대호 사건’을 획기적인 표본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또 살인계획과 방법을 일기장에 상세히 기록하고, 살인 도구로 쓸 총기를 사고자 수렵면허 시험공부를 했다. 샌드백을 대상으로 공격 연습을 하는 비정상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1심부터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사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으나 판결은 바뀌지 않았다. 형사소송법 제383조에 따라 피고인에게 사형·무기징역 등이 선고되면 검사는 그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상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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