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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좌석 女 잠든 사이 음란 동영상 보며 3시간 자위 행위한 男…공연음란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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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1 11:15:05 수정 : 2021-07-21 11: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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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DB

 

버스 옆자리 여성 승객이 잠든 사이 장시간 음란 동영상을 보며 음란 행위를 한 남성에 공연음란죄가 성립될 수 있을까.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1월 서울에서 경남 진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자신의 휴대폰으로 음란 동영상을 보며 자위행위를 하던 중 옆자리에 앉은 여성 B씨의 허벅지를 만져 추행했다. A씨의 음란 행위는 3시간이나 지속됐다고.

 

1심에서는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A씨에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항소심 과정에서 기소 당시 적용하지 않았던 공연음란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공소장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예비적 공소사실은 주된 공소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추가하는 범죄사실로,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자위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A씨의 팔이 B씨의 신체에 닿기도 했다”며 “B씨는 버스에서 잠이 들었던 것으로 보이나 범행시간, 피고인과의 거리 등에 비춰 A씨가 음란 영상을 시청하면서 자위행위를 하는 것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의 공연음란 혐의를 유죄로 판단,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과정에서 검사가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서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송달하거나 교부하지 않은 채 공판절차를 진행한 점에 대해 지적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는 자위행위 여부나 그 행위에 공연성이 있는지가 범죄 성립에 직접 영향이 없지만, 공연음란죄는 공연히 자위행위를 한 사실이 범죄 성립요건으로, 기존 공소사실과 예비적 공소사실은 심판대상과 피고인의 방어대상이 서로 다르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는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인의 변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이라며 2심 재판을 다시 열 것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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