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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후 가족에 3대 지급”… 숨진 제주 중학생은 재고 부족에 ‘스마트 워치’ 받지 못했다

입력 : 2021-07-21 13:00:00 수정 : 2021-07-21 16: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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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집에 혼자 있던 피해자의 집에 남성 2명 침입, 피해자 母에 앙심 품고 처형하듯 결박 후 살해
경찰, 스마트 워치 대신 일대 순찰 강화하고 CCTV 설치했지만 범죄 막지 못해

제주에서 어머니의 전 연인에게 살해된 중학생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가족이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지만 끝내 범행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숨진 중학생 피해자와 피해자의 어머니는 재고 부족 때문에 위치 추적과 긴급 신고가 가능한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를 받지 못했다. 다만 경찰은 피해자의 집에 CCTV를 설치하고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21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8일 제주시 조천읍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16)군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결과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부검의 소견을 전달받았다.

 

경찰은 현재 주범 B(48)씨와 공범 C(46)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B씨와 그의 지인 C씨는 지난 18일 오후 3시16분쯤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 침입해 집에 혼자 있던 A군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B씨가 사실혼 관계였던 D씨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고 D씨의 아들인 A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A군은 사건 당일 오후 10시50분쯤 집 다락방에서 손발이 묶인 채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일을 마치고 귀가한 A군 어머니가 A군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군의 몸에서 타살 흔적을 확인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이날 오후 3시쯤 성인 남성 2명이 담벼락을 통해 2층으로 침입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들은 A군을 살해한 뒤 장갑 등 범행도구를 인근에 버린 뒤 달아났다.

 

B씨는 신고 20시간여 만인 19일 오후 7시26분쯤 제주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공범 C씨는 이보다 앞서 같은 날 0시40분쯤 거주지에서 붙잡혔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C씨는 B씨를 도왔지만 범행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주택에 침입한 정황이나 현장 상황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의 어머니 D씨는 이달 초 경찰에 B씨를 가정폭력으로 신고하고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B씨는 수시로 찾아와 A군 모자를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은 B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했으며 B씨에 대해 주거지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등의 긴급 임시조치를 했다.

 

경찰은 아울러 D씨를 신변 보호 대상자로 등록하고, D씨와 A군이 사는 주택 주변에 CCTV 2대도 설치했다. 다만 설치된 CCTV는 모두 녹화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은 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CCTV가 있으면 영상이 녹화되는 것은 물론 범죄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신변 보호 대상자의 주거지 등에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씨와 A군은 신변 보호 대상자에게 제공되는 스마트워치를 받지도 못했다. 스마트워치는 버튼을 누르면 즉시 112 신고가 되고 자동 위치 추적을 통해 신변 보호자가 있는 곳으로 순찰차가 신속히 출동할 수 있게 하는 손목시계형 전자기기다.

 

경찰은 “동부서가 총 14대를 보유 중인데, B씨가 신변 보호 요청을 했을 당시에는 재고가 없어서 지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신 D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112 신고 시스템에 등록해 신고가 들어오면 긴급대응하도록 조치했으며, 살인 사건 발생 후 D씨와 D씨의 오빠 요청으로 총 3대를 지급했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지난 3일부터 범행 당일인 18일까지 주·야간 각 1회씩 총 32회 순찰을 했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사건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21일 중 피의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이들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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