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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21일부터 특별전…‘인왕제색도’ 관람객을 마주하다

입력 : 2021-07-20 19:18:57 수정 : 2021-07-20 19: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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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 ‘팔뚝가리개’ 등 고미술 77점
‘낙원’‘여인과 항아리’ 등 근현대작 58점
교과서로만 배우던 명작 2022년까지 전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일 열린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박물관 관계자가 전시작 중 하나인 조선시대 회화 최고봉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명성은 드높았으나 쉽게 만나기는 어려워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 있다. 조선후기 진경산수화의 정점으로 꼽히는 정선의 ‘인왕제색도’, 동·서양의 이상향을 합쳐 놓은 듯 독특한 아우라를 뽐내는 백남순의 ‘낙원’도 그렇다.

두 작품을 포함해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 135점이 대규모 전시회를 통해 대중들에게 성큼 다가선다. 한국미술사의 걸출한 성취로 꼽히는 이런 작품들을 보다 가까이서, 자주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증의 진정한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자리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국립현대미술관의 ‘MMCA이건희컬렉션 특별전 : 한국미술명작’이 21일 동시에 개막한다.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해당 전시의 예약 가능한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모든 시대와 분야 아우른 고미술 컬렉션”

박물관은 기증품 9797건(2만1600여 점) 중 45건(77점)을 선별한 전시회를 20일 언론에 공개했다. 전시품 중 국보 12건, 보물 16건이 포함됐다. 박물관은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은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우리나라 전 시기, 전 분야를 포괄한다”며 “이에 따라 청동기시대 토기부터 조선시대 회화, 도자까지 각 시대, 각 분야를 대표할 만한 명품을 골라 이건희 컬렉션의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청동기·철기시대 유물로는 ‘붉은 간 토기’, ‘청동 방울’(국보)이 눈에 띈다. 전장에서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한 5∼6세기 삼국시대 유물 ‘팔뚝가리개’는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게 극히 드문 유물이다. 고려 유물로는 불화 두 점이 눈에 띈다. ‘천수관음보살도’(보물)는 천수관음보살을 그린 것으로는 유일하게 전하는 고려불화이고, ‘수월관음도’는 고려불화 특유의 섬세함을 보여준다. 이 회장은 평소 전적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는데, 세종대 한글 창제의 노력과 결실을 보여주는 ‘석보상절 권11’(〃), ‘월인석보 권11·12’(〃)에서 이런 태도를 읽을 수 있다.

전시는 9월26일까지다.

◆한자리에 모인 근현대 격동기의 명작

이건희컬렉션 속 근현대 대표작을 모은 미술관의 특별전에는 기증된 1488점 중 58점이 관람객들과 만난다.

단연 눈길을 끄는 작품은 1세대 여성 화가 백남순의 ‘낙원’. 1936년작으로 서양식 캔버스천으로 한국식 8폭 병풍을 만들고 유채를 써서 그렸다. 서양의 낙원 아르카디아, 동양의 낙원 무릉도원이 결합된 듯한 모습이다. 김환기의 1950년대 구상화 ‘여인들과 항아리’, 1973년 제작 추상화 ‘산울림 19-II-73#307’, 이중섭의 1950년대 작품 ‘황소’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중섭은 소를 인내와 끈기를 가진 한국 민중의 상징물로 여겼고 창작의 소재로 가장 애호했다. 특히 1953, 1954년에 걸쳐 통영과 진주에서 다수의 ‘황소’, ‘흰 소’ 연작을 맹렬하게 그려냈다. 붉은 황소 머리를 그린 작품으로 남아 있는 것은 4점으로, 이번에 공개된 황소는 전시된 적이 거의 없던 작품이다.

출품작의 작가는 백남순, 김환기, 이중섭을 포함해 모두 34명이다. 권진규, 김기창, 김은호, 나혜석, 박수근, 이상범, 이응노, 장욱진 등 근현대 한국 화단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내년 3월13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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