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아들을 입양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여권이 ‘아이를 위해 입양을 언급하지 말라’고 공세를 펴자, 아들 최모씨가 “더이상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며 “더 많이 언급해 달라”고 반격했다.
최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미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저는 입양됐다”며 “입양 전에는 저 자신이 부모님도 없고 고아라는 점에서 항상 부끄럽고 속상하고 우울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초등학교 때 입양됐기 때문에 그 당시 민주당 주장이 달콤하게 들렸다. 그때는 제가 저를 부끄럽게 생각했을 때였다”며 “하지만 살아오면서 많이 치유되었고, 더이상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언급이 많아져야) 많은 아이가 저처럼 극복할 수 있는 발판과 밑거름이 된다. 사회의 인식도 바뀐다”며 “저런 부분은 저처럼 고아였던 아이들이 아픔을 공감하지, 다른 사람이 위하는 척하고 그러는 건 가식이고 가면으로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또 최씨는 “저희 아빠는 직접 저와 부딪히고 이겨냈기 때문에 제 마음을 이해하고 저 같은 아이들을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빠와 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다.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경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9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최 전 원장의 입양을 접하고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도 “본인이 아이에 대해 정말 깊이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더는 이 얘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부대변인은 “아이에게 입양됐다고 하는 게 정서에는 좋다고 하지만 외부에 알려지는 건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며 “어쩔 수 없이 알려졌다면 지금부터라도 알려지지 않도록 기본을 지켜줘야 한다”고도 했다.
최 전 원장은 두 딸을 낳은 뒤 두 아들을 입양했다. 최 전 원장은 판사 시절이던 지난 2000년과 2006년 아내가 봉사하던 고아원에서 각각 갓난아이와 11살이던 두 아들을 입양해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지난 2011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입양은 진열대에 있는 아이들을 물건 고르듯이 고르는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 사랑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아무런 조건 없이 제공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고 입양에 대한 생각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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