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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XX” “죽여버리겠다” 피살된 제주 중학생, 엄마 옛 동거남에 학대 정황

입력 : 2021-07-20 10:15:00 수정 : 2021-07-20 10: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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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 느낀 피해자母, 신변 보호 요청했지만 사건 못 막아
지난 1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서 10대 남학생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를 추적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19일 오전 사건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제주에서 어머니의 동거남이었던 용의자에게 살해된 10대 중학생이 생전 상습적인 학대를 당해온 정황이 파악됐다. 이웃 주민과 A(16)군 친구들은 용의자 B씨가 수시로 A군 모자를 찾아와 폭행하는 등 행패 부렸다고 진술했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숨진 A군과 초·중학교를 함께 다녔다는 한 중학생은 “A가 살해당하기 전까지 사실상 새 아버지였던 B씨에게 온갖 학대를 당했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해부터 용의자가 ‘엄마가 우는 건 다 네 탓이다’, ‘쓸모없는 XX’ 등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해 다치게 하고, ‘죽여버리겠다’며 흉기를 들고 집에 찾아와 협박했다고 한다.

 

A군과 두 살 터울의 동네 동생이라는 또 다른 학생은 “그 아저씨(B씨)가 술만 마시면 A 형과 A 형 어머니를 때리면서 행패 부린다고 들었다”면서 “이런 살인사건이 벌어질 줄은 생각지 못했다. 이제 A 형을 못 본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한 80대 주민은 A군에 대해 “예쁘게 웃고 인사성도 바르고 착한 아이였다”며 “하늘에서 할머니도 울고 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A군의 할머니는 5년 전 세상을 떠났다.

지난 1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서 10대 남학생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를 추적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19일 오전 사건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제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51분쯤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서 A(16)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당시 A군 혼자 집에 있었으며, 사건 이후 숨져있는 A군을 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군 시신에서 타살 흔적을 발견하고,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사건 당일 오후 3시쯤 40대 남성 2명이 집에 드나든 것을 확인, 이날 새벽 이 중 1명을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주범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B씨는 지인과 범행 직후 차량을 이용해 도주하다가 중간에 내렸다. 현재 경찰은 B씨를 추적 중이다.

 

B씨는 피해자 어머니의 옛 동거남으로, 최근 사이가 나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B씨로부터 위협을 받은 A군 어머니는 경찰에 신변요청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주택에 CCTV 2대를 설치하고 일대 순찰을 강화했지만, 사건은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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