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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직단념자 사상 최대 행진, 반기업정책이 부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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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9 23:23:36 수정 : 2021-07-19 23: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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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한파가 좀처럼 가실 줄 모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58만3000명에 달한다. 1년6개월째 같은 달 기준 사상 최대치다. 20·30대가 절반에 육박했고 60세 이상도 1년 전보다 5만7000명 늘었다. 채용 절벽에 좌절하는 청년의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노인들마저 일자리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세금 일자리에 취해 고용의 양과 질이 나아지고 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기업 노조의 파업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교섭에서 사측의 기본급 인상, 성과금 및 무상주식 지급을 거부하며 이번 주에 파업절차에 돌입할 태세다. 애초 요구한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순이익 30% 성과금 지급 등에 미치지 못하고 만64세 정년연장도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라니 기가 찬다. 한국GM과 르노삼성차 노조도 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동차업계의 하투(夏鬪) 악몽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얼마 전 코로나19 4차 유행에도 불법집회를 강행한 데 이어 10월 총파업까지 예고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의 근로손실일수는 연평균 38.7일로 영국(18일), 미국(7.2일), 독일(6.7일) 등 주요국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문재인정부의 친노조 정책도 화를 키웠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부터 노조 편향의 노조법 개정에 이르기까지 끝이 없다. 이런 마당에 어떤 기업이 대규모 채용에 나서겠는가. 지난 5월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 결과 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다. 최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노동개혁을 1호 공약으로 제시하며 “귀족노조가 죽어야 청년이 산다”고 했다. 정곡을 찌른 말이다.

근로자 수를 늘리면 1인당 최대 1200만원까지 지원하는 고용증대기업 세액공제가 올해 말 종료되는데 기획재정부는 이 제도를 1년 더 연장한다고 한다. 이런 땜질식 처방으로는 고용 참사를 막을 수 없다. 기업을 옥죄는 정책기조가 이어지는 한 문재인정부가 표방한 ‘일자리정부’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제라도 정부는 거대노조의 과도한 기득권을 깨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 과감한 규제 완화로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도 시급하다. 이것이 꽉 막힌 청년의 취업 문을 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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