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 37.3도 기록 폭염 맹위
도쿄 포함 21곳 열사병 경계경보
각국 고온다습 더위에 대책 부심
코로나 감염자도 닷새째 3000여명
대회 임박 불구 ‘반대’ 여론 고조

오는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일본 열도의 폭염이 본격화하면서 코로나19 위기, 반대 여론과 함께 대회 삼중고(三重苦)가 현실화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19일 한낮 야마나시(山梨)현 고슈(甲州)시가 섭씨 37.3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이 맹위를 떨치자 광역지방자치단체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중 도쿄를 포함한 21곳에서 열사병 경계경보가 발령됐다. 메인 스타디움이 있는 도쿄 도심은 한낮 기온 34.7도, 체감 온도 42도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불볕더위를 기록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도쿄의 폭서(暴暑)가 본격화하자 각국 선수단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호주 수영 대표팀은 도쿄의 고온다습한 더위에 익숙해지기 위해 사우나복을 착용하고 연습한다. 프랑스 대표팀은 실온 35도, 습도 최대 80% 설정이 가능한 특수 트레이닝룸을 준비했다. 육상 장거리 선수들이 이 방에서 러닝머신을 사용해 도쿄의 더위에 대비한다.
일부 경기 종목은 경기 개시 시간을 당기고 있다. 종합마술(馬術)은 45분 당겨 오전 7시45분 시작한다.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도 수온 상승을 우려해 개인 종목과 혼합 릴레이의 경기 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개회식부터) 폐회식이 예정된 8월 8일까지 17일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도쿄 도심의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인 날이 11일에 달했다”며 “심각한 더위 대처는 각 선수의 성적뿐 아니라 대회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2019년 11월 일본 정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쿄도, 대회조직위원회는 4자 협의에서 마라톤·경보(競步) 경기의 경우 도쿄의 폭서를 피하기 위해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에서 개최하고, 각 종목의 경기 시작 시간을 앞당기는 폭염 대책을 세웠다.
5번째 유행을 뜻하는 제5파(波) 상황인 코로나19는 이날 도쿄에서 727명의 신규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는 일주일 전보다 44.8%(225명)나 많은 수준이다. 도쿄는 18일까지 지난 일주일간 평균 감염자는 1271명으로 제3파 와중이던 지난 1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18일 기준으로 닷새 연속 도쿄에서는 1000명 이상, 전국에서는 3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회 개막이 임박했으나 일반 국민의 부정적 여론은 계속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7∼18일 전국 유권자 1444명(유효 답변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벌여 이날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대회에 반대(55%)하는 사람이 찬성(33%)하는 사람보다 많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강조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 실현에 대해선 68%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18일 저녁 토마스 바흐 위원장 등 IOC 간부진 환영 행사가 진행된 도쿄 아카사카(赤坂)별궁 영빈관 주변에서는 대회 개최와 환영 행사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며 항의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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