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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화재 당시 경보기 6차례 껐다… 경찰, 외주업체 직원들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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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9 16:21:55 수정 : 2021-07-19 16: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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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운영사인 쿠팡에 책임 묻지 않기로
지난 6월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폭격을 맞은 듯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귀중한 인명을 앗아간 쿠팡의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관련, 경찰이 운영사인 쿠팡에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책임은 화재 당시 고의로 비상벨을 6차례나 끈 외주 시설관리업체의 직원들과 이들이 소속된 회사에 물을 방침이다. 

 

◆ “외주업체 직원들이 6차례 경보기 초기화…스프링클러 가동 10여분 지연”

 

19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쿠팡 물류센터 내 전기 및 소방시설을 전담하는 A업체 소속 B팀장과 직원 2명 등 모두 3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범죄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A업체를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이천 물류센터에서 지난달 17일 불이 났을 당시 방재실 관계자들이 화재 경보를 고의로 6차례나 끄면서 초기 진화가 지연된 정황을 확인했다.

 

B씨 등은 화재 당일 오전 5시20분쯤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불이 나고 화재경보기가 울렸지만 현장 확인 없이 경보기 오작동을 의심해 시스템 작동을 초기화했다. 이들이 ‘화재 복구키’를 반복해 누르면서 스프링클러 가동이 10여분 지연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당시 경보기가 처음 울린 시각은 오전 5시27분이었는데, 스프링클러가 가동된 시각은 오전 5시40분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29일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건물 방제 시스템은 최초 경보기가 울리면 설치된 센서가 연기와 열을 감지하고, 감지 결과가 설정된 기준을 넘어서면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방제 시스템을 전담하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스프링클러 작동을 지연시킨 것이 화재 확산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통신 내역 조사했지만 쿠팡 측 지시 없어…지하 2층 물품 창고에서 발화”

 

경찰은 이들이 시스템을 초기화하는 과정에 쿠팡 본사 등 상부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했으나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쿠팡 직원들 가운데 사망자나 부상자가 없었고, 방재 관련자에 대한 통신 내역 수사에서도 (초기화 버튼을 누르라는 쿠팡의) 별도 지시는 없었다”고 전했다. 

 

화재 발생 원인에 대해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 기존에 제기된 것과 마찬가지로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불꽃이 튀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17일 오전 5시20분쯤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시작돼 발생 6일만인 같은 달 22일쯤 완전히 진화됐다. 화재 당시 쿠팡 직원들은 모두 대피했지만, 경기 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김동식구조대장(52·소방령)이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화재가 확산할 때 미처 나오지 못해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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