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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인들의 울타리가 되어준 장기요양보험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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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9 23:20:52 수정 : 2021-07-19 23: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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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1999년에는 노인 비율이 7%, 2017년에는 14%를 넘어서 이미 고령사회가 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그런데 노인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노인 인권 관련 문제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노인 학대’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실정이다. 초고령 시대를 대비하고 안전하고 편안한 노후를 보장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필요성은 몇 차례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원선화 음성소망병원 간호부장

올해로 13주년이 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신체적 지원과 가사지원을 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노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든든한 울타리에서 보호받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병원에서만 21년 근무한 간호사이자 2017년부터 정신재활시설 인권강사로 활동하던 중 우연한 계기에 2019년 장기요양기관 외부평가위원으로 위촉되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

장기요양기관 평가항목에는 노인 인권 보호, 수급자의 존엄성 및 사생활 보장, 수급자의 참여 강화, 기능 회복훈련, 욕창 예방, 수급자 청결 서비스 등 노인 인권과 관련된 구체적인 항목들이 있다. 또한 종사자 인적자원 개발, 건강관리, 복지향상 등 직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평가항목 등 다양한 부분에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외부평가자로서 활동하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꾸준히 국민들의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한 번은 평가를 위해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고 계시는 어르신 댁에 방문을 했다. 혼자 살고 계시는 어르신이셨는데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분이었다. 평가위원의 목소리를 들은 어르신은 손으로 더듬더듬 짚어가며 거실까지 나와 정말 고맙다며 평가위원의 손을 꼭 잡으셨다. 어르신께서는 국가에서 이렇게 안 도와줬다면 벌써 죽었거나 어디 다른 곳에 들어갔을 거라고 울먹이며 말씀하셨다. 가족도 없는데 요양보호사가 매일 집으로 와 반찬이랑 밥을 해주고 생활을 돌봐준다며 매우 고마워하셨다. 평가가 끝날 때까지 어르신은 요양보호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국가가 노인들에게 정말 잘해준다며 감사의 마음을 오래도록 이야기하셨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외롭고 힘든 어르신들에게 의지가 되고 자녀들도 실천하기 어려운 돌봄 이상의 것을 제공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에 지속해서 어르신들을 상대로 폭언·폭행과 굴욕적인 취급, 치료목적 외의 약물 투여 등 노인학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그리고 종사자와 가족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노인 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해 노인 학대를 예방해야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멀리에서, 때로는 장기요양기관 외부평가위원으로 가까이에서 지켜본 바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노인 인권을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인들에게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주고, 노인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가기를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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