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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가락시장 경매 위탁수수료 4% 제한, 차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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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9 15:18:52 수정 : 2021-07-19 15: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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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9월 16일 추석을 앞두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과일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가락시장의 농수산물 경매를 독과점하는 경매회사들이 농민들에게 물리는 위탁수수료를 제한한 서울시 조례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서울시 농수산물 도매시장 조례 시행규칙’ 59조가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4곳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이 사건은 2017년 서울시가 가락시장 청과류 도매시장법인들이 농민에게 받는 위탁수수료의 한도를 제한하면서 불거졌다. 

 

가락시장과 같은 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의 유통구조는 농민→도매시장법인→중도매인→소매상·대형유통업체로 이뤄진다. 즉 농민이 야채나 과일을 싣고 시장에 오면 도매시장법인들이 이를 하차해 경매장에 진열한다. 경매에서 낙찰 받은 중도매인이 야채나 과일을 자신의 점포로 옮긴 후 이를 소매상이나 대형유통업체에 판매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도매시장법인은 농민에게 위탁수수료뿐 아니라 물건을 싣고 내리는 데 드는 비용, 즉 하역비까지 받아왔다. 이는 농민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고, 2000년 농수산물유통법이 개정돼 표준하역비는 도매시장법인이 부담하게 됐다. 그러나 도매시장법인들은 이후에도 위탁수수료를 계산할 때 표준하역비를 포함시켰다. 하역비 부담을 계속해서 농민에게 전가한 것이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이에 서울시는 농수산물 도매시장 조례시행규칙 제59조 1항을 개정해 가락시장 정률 위탁수수료는 양배추, 총각무, 무, 배추를 제외하고 4%를 넘지 못하게 했다. 농민들의 하역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이었다.

 

반면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들은 이 조항이 자신들을 불합리하게 차별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조례시행규칙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 재판부는 가락시장에만 위탁수수료 상한을 두는 건 평등권 침해라고 봤다. 재판부는 “강서시장의 경우 가락시장과 위탁수수료 구조가 동일하고 거래규모 대비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가락시장보다 높은데도, 단지 거래규모와 영업이익이 크다는 이유로 가락시장에만 위탁수수료 상한을 달리 정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불합리한 차별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가락시장은 전국 농수산물도매시장 중 거래규모와 영업이익이 가장 큰 중앙도매시장으로, 농수산물의 유통과 가격안정 등의 측면에서 거래당사자, 소비자뿐 아니라 다른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며 “도매시장 개설자는 해당 시장의 규모나 현황, 거래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장 업무규정의 적용범위 및 내용을 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가락시장이 갖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서울시가 별도로 수수료 상한선을 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는 의미다. 

 

또 강서시장과의 차이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두 시장은 거래규모나 영업이익 뿐만 아니라 시장도매인 제도의 운영여부에서도 차이가 있다”며 “강서시장의 경우 시장도매인이 지정돼 수탁주체가 이원화돼 있는 반면, 가락시장은 도매시장법인이 사실상 상장 거래를 독점하고 있어 도매시장법인의 독점적 성격이 보다 강하고 그에 따라 표준하역비의 전가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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