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자주 많이 먹으니 더 잘 보여”…그 이유는?

스페인 연구팀, 37명 모집…세 그룹 나눠 레드베리 음료·코코아음료·우유 제공
“시력·암실 적응도·동공 크기 등 분석 결과 코코아음료 그룹이 가장 많이 개선”
“코코아에 풍부한 ‘플라바놀’ 등 항산화 성분, 혈관 내피·대뇌 혈류 기능 개선”
“코코아의 플라바놀, 혈관 기능 높여 망막 보호·시력 개선 돕는다는 사실 입증”

코코아음료. 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나무의 열매의 씨를 빻아서 만든 가루인 ‘코코아’(cocoa). 물에 잘 섞이기 때문에 음료로 만들어 마시거나 과자를 제조할 때 쓰이는 재료다.

이러한 코코아를 자주 먹으면 눈의 망막 기능을 보호하고 낮 동안의 시력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코코아에 풍부하게 함유된 ‘플라바놀’(flavanol)이라는 항산화 성분 때문이다. 항산화 성분은 산화를 억제하는 작용을 통해 암과 심장질환을 유발하고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의 발생을 억제시킨다.

1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미국의 건강 전문 웹 미디어인 ‘과학-뉴스’(SCI-NEWS)는 지난달 29일 ‘연구: 순수한 코코아 섭취가 낮 시력 개선’이라는 기사에서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콤플루텐세 대학 광학‧검안 응용 연구팀의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레드베리’(red-berry)의 안토시아닌과 코코아의 플라바놀 성분이 눈의 망막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37명의 실험자를 모집해 세 그룹으로 나눴다.

이들 그룹에게 각각 레드베리 음료와 코코아 음료, 우유 등을 제공한 뒤, 실험자들의 시력‧암실 적응도‧동공 크기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코아 음료를 마신 그룹의 낮 시력이 0.04 log MAR(수술 전 최대 교정시력, 0에 가까울수록 시력이 좋다는 뜻)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코아 섭취가 시력 향상을 도운 것은 코코아에 풍부한 항염증‧항암‧항산화 성분인 플라바놀 등을 포함하는 폴리페놀이 혈관 내피와 대뇌 혈류 기능을 개선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연구를 주도한 마리아 신타 푸엘 박사는 “레드베리의 안토시아닌이 자외선 A로부터 망막 세포를 보호한다는 연구결과는 그동안 많이 발표됐으나, 코코아의 플라바놀 성분이 시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푸엘 박사는 “망막은 활발한 대사를 위해 다량의 산소가 있어야 하는 고도의 혈관 조직”이며 “이 연구를 통해 코코아에 풍부한 폴리페놀이 혈관 기능을 높여 망막 보호와 시력 개선을 돕는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능성 식품 저널’(Journal of Functional Foods) 최근호에 논문으로 소개됐다.

한편, 코코아는 카카오(cacao)를 가공한 것을 말한다. ‘카카오 콩’(Cocoa bean)을 갈아서 분말로 만든 것이 바로 코코아이다. 카카오 콩에는 ‘폴리페놀’(polyphenol)이 6∼8% 함유돼 있다. 카카오 콩에 주로 든 폴리페놀은 플라바놀인데, 카테킨‧에피카테킨 등도 플라바놀의 한 종류다.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은 초콜릿을 먹으면서 플라바놀 등의 건강상 이점을 얻으려면 카카오가 70% 이상 함유한 다크 초콜릿을 고를 것을 권장했다. 카카오 비율이 높아질수록 단맛이 줄고 쓴맛은 강해지지만, 건강상 이점은 커진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