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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신비 그 자체다. 생명의 물질인 단백질 분자를 만들려면 아미노산을 순서대로 연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콜라겐 단백질 1종을 만들기 위해선 1055개의 아미노산을 정확히 배열해야 한다. 무작위로 뒤섞은 아미노산이 콜라겐 단백질로 변할 확률은 10의 260승분의 1이다. 완전히 분해된 보잉 707 비행기의 부속품들이 바람에 날려 비행기 완제품으로 조립되는 것보다 더 희박한 확률이다. 인체에는 이런 단백질이 20만종이나 존재한다.

불교에선 인간의 출생 확률을 맹구우목(盲龜遇木)에 비유한다. 눈 먼 거북이가 100년에 한 번 바다 위로 올라왔다가 때마침 바다에 떠다니는 구멍 난 나무판자를 만나 그 구멍에 목을 내밀고 숨을 내쉰다. 그 어마어마한 확률이 이승에 인간으로 태어날 확률과 같다는 것이다. 인간 개개인의 신체가 만들어질 수학적 확률은 10의 400승분의 1이라고 한다. 모래 알갱이를 10의 30승배 키우면 지구 무게가 되는 것을 감안할 때 10의 400승은 무한대 수치나 다름없다.

삶은 수많은 확률로 이뤄져 있다. 우리는 일어나기 매우 힘든 일을 ‘벼락 맞을 확률’이라고 표현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추산한 이 확률은 70만분의 1이다. 홀인원 확률은 천차만별이다. 미국 보스턴대학 수학교수가 골프 통계로 산출했더니 PGA투어 프로골퍼는 3000분의 1, 아마추어 골퍼는 1만2000분의 1이었다. 남녀가 우연히 짝을 이룰 확률은 얼마나 될까. 런던에서 남성이 하룻밤 외출로 젊은 독신 여성을 만날 확률은 28만5000분의 1이라고 한다.

원전이 다른 에너지보다 안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EU(유럽연합) 합동연구센터가 한국과 유럽 등에서 짓고 있는 3세대 원전을 100년 동안 가동해 1조㎾h를 생산할 경우 중대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0.000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년간 사망 확률이 1만분의 8명이라는 얘기다.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때 태양광 0.03명, 육상 풍력 0.2명, 해상 풍력 1명보다 훨씬 낮다. 우리 정부는 이런 과학적 연구조차 믿지 않고 탈원전 페달만 밟는다. 원전 재난영화 한 편 보고 탈원전을 시작했다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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