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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산 금고지기로 나서는 은행들

입력 : 2021-07-19 03:00:00 수정 : 2021-07-18 20: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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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KB·신한·NH 이어 4번째
블록체인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법인 상대 높은 수수료 수익 기대

위험부담 실명계좌 발급은 꺼려
당국 “거래소 신고기한 연장 없다”

지난 4월 800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이 최근 300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를 두고 가상화폐 시장의 열기가 가라앉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가상화폐 거래소는 은행과 연계된 실명계좌를 개설하지 못한 채 폐업 위기에 몰렸지만, 은행업계는 오히려 가상화폐를 포함한 디지털자산 수탁업 진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수탁)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내 은행이 디지털자산 수탁업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KB국민은행이 운을 띄운 이후 신한은행, NH농협은행에 이어 네 번째다.

커스터디는 본래 안전한 금고에 자산을 보관해 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의미한다.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의 경우 디지털 자산을 넣어둔 지갑을 열 수 있는 ‘프라이빗 키’를 보관해 주는 역할을 한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프라이빗 키를 해킹당하거나 분실해 투자금을 찾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고지기가 되어주는 셈이다.

은행들은 수탁업으로 ‘법인 기업’에게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법인이 디지털자산 시장에 참여할 경우 안전성과 편리함을 위해 수탁업체를 이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법인은 거래액 규모가 크기 때문에 안정성을 추구하고,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가 법인의 원화 거래를 규제하고 있어 수탁업체를 통한 거래가 안전하고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은행들이 직접 수탁업무를 맡지는 않고 블록체인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지분을 투자해 업무에 참여는 방식을 꾀하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업 해치랩스·투자사 해시드와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리서치 기업 페어스퀘어랩·거래소 코빗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을 설립했다. 우리은행 또한 블록체인 기업 코인플러그와 ‘디커스터디’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블록체인 기업 헥슬란트·핀테크 기업 갤럭시아머니트리·한국정보통신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두고 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의 위험성은 인정하면서도 그 사이에서 수수료를 챙기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법을 비껴가면서까지 수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대조적으로 실명계좌 개설에는 여전히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은 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의 자금세탁 방지의무 등을 평가해 실명계좌를 개설하도록 했다. 하지만 은행업계는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등 불법거래가 발생했을 때 은행도 책임을 부담하게 될 위험이 있다며 실명계좌 발급을 꺼리고 있다. 거래소들은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때 금융당국이 거래소의 신고기한을 연장해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당국은 여전히 “코인거래소 신고기한 연장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관련 법이 지난해 통과됐고 올 3월 시행됐기 때문에 거래소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줬다고 보고 있으며, 유예기간을 연장을 위한 구제책도 논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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