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나이 더 들어 아이 못가질까 걱정이라면 냉동난자 어때요”

입력 : 2021-07-19 05:00:00 수정 : 2021-07-18 20:24:4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최지영 일산차병원 교수

여성 가임력 만37세 이후 크게 감소
만 35세 전에 난자동결 하는게 좋아

복부에 7~10일간 과배란 유도 주사
난포 크기가 18㎜ 정도로 자랐을 때
배란 유도 주사 투여하고 난자 채취

34~37세에 난자 20~30개 냉동 경우
아이 1명 이상 낳을 확률 80% 정도
게티이미지뱅크

“미혼인데 아이를 엄청 좋아합니다. 만나는 사람이 없어서 결혼은 아직 먼 얘기인데, 너무 나이들면 나중에 아이 못가질까봐 걱정이에요. 냉동난자 어때요?”

 

최근 여성 회원이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이런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당장 결혼 계획이 없는 여성들이 ‘보험’을 들 듯 임신력 보존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난자동결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코끼리를 냉장고 넣는 방법’처럼 ‘검사를 받는다-난자를 채취한다-동결한다’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최지영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폐경이 빠른 가족력이 있거나 생리 주기에 문제가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나이가 많을 수록 난자의 질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필요하면 만 35세 이전에 난자동결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지영 교수를 통해 난자동결의 과정과 이후 임신 가능성 등을 세세히 알아본다. 다음은 일문일답. 

 

- 난자 동결에 적정 나이는. 

 

“여성의 가임력은 만 25세 이후부터 꾸준히 감소하다. 특히 만 37세 이후부터 그 감소폭이 매우 커진다. 나이가 증가할수록 난자의 질 저하에 따른 임신 준비의 어려움이 더 커지는데, 임신 가능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임신에 성공해도 유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난소 나이는 왜 실제 나이와 차이가 나는가. 

 

“사회•환경적인 요인으로 난소 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원인으로 음주, 흡연, 극심한 다이어트,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이 있다. 난소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난소 종양 수술을 받거나 암 치료 과정에서 방사선,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아 난소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 난자 냉동 전에 어떤 검사를 받게 되나.   

 

“난소 예비능 검사(AMH, antimullerian hormone·항뮐러관호르몬) 등을 포함한 혈액검사, 소변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 AMH는 얼마나 많은 난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양을 평가한다. 흔히 말하는 난소나이다. 초음파는 자궁, 난소, 나팔관 등의 모양이 구조적으로 괜찮은지, 혹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공복 여부 등과 관계없이 진행할 수 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냉동난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최지영 교수는 “34∼37세에 20∼30개 냉동 시 1명 이상 낳을 확률이 80% 정도”라며 “폐경이 빠른 가족력이 있거나 생리주기에 문제가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고, 만 35세 이전에 난자 동결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산차병원 제공

- 난자 채취와 동결 과정은. 

 

“생리 2∼3일째에 호르몬 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이상 없으면 7∼10일간 과배란 유도 주사를 배에 맞게 된다. 과배란 주사를 맞는 과정에서는 2∼3일에 한번씩 초음파 검사 및 혈액검사를 통해 난소의 반응도 및 난포의 성장을 확인한다. 난포 2∼3개의 크기가 18mm 정도로 자랐을 때 배란유도주사를 투여하고, 약 36시간 후 마취 하에 난자를 채취한다. 

 

- 난자 채취 과정의 어려움도 큰데. 

 

“일부에서 난소과자극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난소가 붓고, 복수가 차면서 복부 불편감을 느낄 수 있고, 심한 경우 소변양이 감소하거나, 안 나오게 된다.”

 

- 냉동난자는 100% 임신에 활용될 수 있나. 

 

“난자 냉동과 해동 과정 거치면서 폐기되기도 한다. 전세계적으로 냉동난자의 생존율은 80% 목표다. 차병원의 경우만 보면 냉동난자는 85% 이상, 수정란인 배아 생존율은 98% 이상으로 보고 되고 있다.”

 

- 생리불순의 다낭성난소 증후군 환자도 난자채취에는 문제 없나.

 

“다낭성난소 증후군 환자의 경우는 과배란 유도방법에 따라 완전히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약에 대한 반응이 특히 예측이 어려워 보통 한번 과배란 들어가면 8∼14개 목표로 하는데 다낭성의 경우는 너무 적게 투약하면 난소 반응 유도에 실패하기도 하고, 투약량을 조금만 늘려도 20-30개, 많게는 50-60개까지 나오기도 한다.”  

 

- 한번에 많이 채취하니 좋은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많이 나오면 난자 질이 다 좋을 수도 있지만 난자 성숙도가 떨어지거나 난자의 질이 떨어지는 모양으로 나오기도 한다.”

 

- 난자의 질 평가는 어떻게 하나.

 

“난자의 질은 채취 시 현미경 하에서 난자의 모양과 성숙도를 기준으로 하여 1차적인 판단을 하지만 채취시의 모양과 성숙도는 절대적은 아니다. 수정 시 조금 더 배율이 높은 현미경과 특수 장비를 이용해 2차 판단을 시행한다. 난자의 질은 여성의 나이가 젊을 수록 더 좋은 경향은 있지만,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다.”

- 나이가 들수록 왜 난자질이 떨어지나.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난자를 갖고 태어나는데 너무 오래되면 세포분열에 문제가 생긴다. 나이가 많을수록 공난포가 많다. 과배란 주사를 맞고 호르몬 영향으로 난포가 자라도 공난포가 많이 나올 수 있다. 난포가 자랐지만 공난포인지 겉으로는 알 수 없다.”

 

- 평생 난자수는 한정됐는데, 과배란 유도시 결국 폐경을 앞당긴다는 걱정도 있다.

 

“많은 환자들이 그런 질문을 한다. 그러나 여성은 출생 시에 약 200만 개의 난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생리 기간 하나의 난자가 나오기 때문에 매달 하나의 난자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십여개의 난자 중 가장 적합한 하나만 선택되고 나머지는 퇴화한다. 과배란이 다음달이나 그 다음달에 순차적으로 나올 난자를 미리 당겨오는 게 아니라 이번 달에 소멸될 난자를  함께 살려보는 것이라 조기 폐경을 가져온다는 것은 맞지 않다.”

 

- 임신력 보존을 위해 난자 동결을 했지만 결혼 후 난자 채취가 가능하다면 다시 난자채취를 하는 것이 성공률이 높나. 

 

“냉동난자가 있는 상태에서 임신을 준비하게 된다면, 보다 젊을 때 채취 후 준비해 두었던 난자를 통한 임신 준비를 먼저 시도해볼 수 있다. 난자 채취 과정이 쉬운 과정은 아니므로 동결보존된 난자를 우선 사용하여 임신 시도를 해보는 것이 좋다.”

 

- 기혼 부부가 당장 임신 계획은 없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다면 난자와 수정란 보관 중 어떤 것이 낫나.

 

“기혼의 부부가 미래의 임신을 위한 준비를 계획하고자 한다면 난자 보다는 배아의 생존율이 더 좋은 점을 고려하여 수정란을 냉동보존하는 것을 권장한다.”

 

- 난자냉동시 임신까지 이어질 확률은 어떻게 되나.

 

“34∼37세에 20∼30개 냉동시 1명 이상 낳을 확률이 80% 정도다. 나이가 점점 들수록 출산 확률이 떨어지는 만큼 필요한 난자개수는 늘어난다. 40세 이후엔 40∼50개 이상 냉동하면 60∼70%의 확률을 기대할 수 있다.”

 

- 최근 환자 중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나.  

 

“얼마전 방문한 환자의 나이가 20대 후반이었는데 난소 나이가 48세, 사실상 폐경 상태였다. 원래 월경 주기에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심각하지 않았는데 2∼3년 전 다이어트약 먹으면서 상태가 심해져서 검사를 받았다가 알게 됐다. 조금만 일찍 발견했으면 방법을 찾아볼 수 있었을 텐데, 정말 너무 안타까웠다.”

 

-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폐경이 빠른 가족력이 있거나 생리 주기에 문제가 있다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