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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비밀 풀어줄 '0번 환자'...25세 여성 사라져 난관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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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8 10:57:37 수정 : 2021-07-18 10: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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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 광장을 찾은 사람들. 연합뉴스

 

지난 2019년 11월 10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폴리클리노코 병원에서 25세 한 여성이 몸에 붉은 점이 생기고 열이 나는 이상 증세로 내원했다. 그는 5개월간의 치료 후 피부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당시 병명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여성의 피부 조직에서 코로나19 감염 흔적이 발견됐다. 이는 이탈리아에서 비공식으로 확인된 첫 사례로 이른바 ‘코로나 0번 환자’다.

 

그러나 전 세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풀어줄 이탈리아 ‘코로나 0번 환자’가 사라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 기원 조사팀이 이 환자를 찾지 못해 난관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코로나 0번 환자’의 존재는 지난 1월 밀라노대와 유럽 종양학연구소(EIO) 공동 연구팀의 발표로 드러났다. 당시 연구팀은 환자의 피부 조직 샘플 재분석과 코로나19 혈청 검사 결과 “당시 피부 발진은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증상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이 환자가 이미 2019년 11월 코로나19에 감염됐었다는 얘기다.

 

이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최초 감염 사례로 공식 보고된 2019년 12월 말보다 한 달 앞선 시점으로 ‘코로나19 기원’에 혼란을 일으켰다. 과학자들은 유사 증상 환자가 존재했다는 건 바이러스가 언제 퍼졌는지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이 환자가 그 단서를 쥐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WHO도 “무시할 수 없는 사례로 광범위한 조사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하며 지난 3월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뜻밖의 문제가 생겼다. 이 환자의 세부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피부과 의사 라파엘레 지아노티 박사가 사망한 것이다. 그의 부인은 WHO가 연락을 취하기 3일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지아노티 박사는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병명이 확인되지 않았던 환자들의 조직 샘플을 꺼내 연구를 주도한 인물로 환자의 인적 사항을 보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의 죽음으로 환자의 행적은 미궁에 빠졌다. WHO는 환자를 치료한 폴리클리니코 병원과 연구팀에 정보를 요청했지만 두 곳 모두 환자의 진료 기록이나 세부 정보는 남아있지 않다고 답했다. 공동 연구자인 EIO의 마스시모 바버리스 박사와 다른 연구원도 여성의 조직 샘플만 분석했을 뿐 이름, 연락처, 거주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한편 밀라노대 연구팀은 이 환자의 피부 발진이 코로나19 감염자의 5~10%에게서도 나타나는 증상으로 확인했다.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초기 바이러스의 정체를 조사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바버리스 박사는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며 “당시 피부 조직 재분석으로 코로나19 감염 흔적을 발견했지만 조직이 너무 분해돼 바이러스 유전체를 확인할 만큼의 유전물질(RNA)을 얻을 수 없었다”며 “RNA를 충분히 확보했다면 중국 사례와 비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는 WHO 조사팀이 현재 이탈리아를 포함해 중국 우한, 프랑스 파리 등 각국에 2019년 말 혈액은행에 보관된 다수 샘플의 혈청 테스트를 요청한 상황으로 이는 이탈리아 ‘0번 환자’를 대신할 2019년 12월 이전의 감염 사례를 찾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미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019년 12월 이전에도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프랑스 연구진은 지난 2월 2019년 11~12월 사이 채취한 샘플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 사례가 나왔다고 발표했으며 스페인 연구진은 지난해 6월 2019년 3월 채취한 바르셀로나 하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WHO도 중국에서 2019년 10월 코로나19 유사 증상 의심환자가 있었던 사실을 지난 2월 파악한 바 있다. 이에 일부 학자들은 2019년 9~10월 전염성 낮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 곳곳에서 돌아다녔다는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데이터가 극히 부족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바이러스 유전체를 분석해 온 템플 대학의 세르게이 폰드 생물학 교수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보유한 바이러스 RNA가 너무 적어 대유행의 기원을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9년 12월 이전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최대한 많이 모아 유전체를 비교하는 방법이 가장 시급하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16일(현지시각)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WHO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기원 2단계 조사 대상에 중국 실험실을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중국 측의 투명한 공개를 촉구하면서 2단계 조사에 중국 내 추가 연구와 실험실 감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하며 중국 우한의 동물시장에 대한 추가 연구도 요청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WHO 조사단의 접근권을 제한해 투명하고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며 중국 측은 코로나19의 중국 실험실 기원설은 정치적 음모라면서 추가 조사는 WHO 회원국들이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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