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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서 술값 시비로 폭행…"돈 내려한 의사 있었다면 강도상해죄로 처벌할 순 없다"

입력 : 2021-07-18 09:50:49 수정 : 2021-07-18 09: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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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단 나와

주점에서 술값 시비로 술집 주인과 종업원을 폭행했더라도 돈을 내려한 의사가 있었다면 강도상해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강도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2019년 5월 한 주점에서 15만9천원어치 술을 마시고는 현금으로 2만2천원만 냈다. 술집 주인과 종업원이 나머지 술값을 요구하자 "술값을 못 주겠다"며 나가려고 했고, 이들이 김씨를 붙잡자 김씨는 피해자들을 폭행했다.

 

검찰은 김씨가 피해자들을 폭행해 술값 요구를 단념하게 만들어 13만7천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며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했고, 1심은 이를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도 강도상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김씨가 얻은 재산상 이익이 크지 않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것을 고려해 징역 3년6개월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강도상해죄가 성립하려면 강도죄가 성립돼야 하고, 강도죄가 성립하려면 불법 영득 또는 불법 이득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며 김씨에게 강도상해 혐의를 적용한 원심이 잘못 됐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피해자들을 폭행한 뒤 도망가지 않고 주점 바닥에 누워 있었던 점이나 당일 다른 주점 등에서는 문제없이 술값을 결제한 상황 등을 볼 때 김씨가 폭행으로 술값을 내지 않으려는 '불법 이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는 강도상해죄의 불법 이득 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원심법원으로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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