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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블라인드에 '아니꼬우면 이직하라'…조롱성 글 수사 4개월가량 제자리걸음

입력 : 2021-07-18 06:50:53 수정 : 2021-07-18 11: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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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자료 분석, 시간 얼마나 소요될지 알 수 없다"

땅 투기 의혹과 관련 직장인 익명 앱(app) 블라인드에 '아니꼬우면 이직하라'는 조롱성 글을 올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4개월가량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블라인드 미국 본사로부터 받은 일부 자료와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한 통신 관련 업체 2곳에서 확보한 데이터 포렌식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의 블라인드 게시글 수사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블라인드 본사에서 제공한 자료는 글 게시자 특정이 용이한 개인정보 관련 자료가 아닌 협조가 어려운 이유와 관련 판례 등이 대다수라 유의미한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이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통신 관련 업체 2곳의 데이터에서도 게시자 특정에 단서가 될 만한 실마리를 아직 찾지 못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LH 고소 이후 4개월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나 아직 수사에서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진행 중인 자료 분석을 마무리한 뒤 글 게시자를 특정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하면 사건 종결을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남은 자료 분석에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알 수 없다"며 "수사 종결은 무턱대고 할 수 없고 충분히 검토를 다 하고 난 뒤 종결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설령 수사를 통해 게시자가 특정된다고 하더라도 입건 여부는 이와 관련한 고의성 및 동기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이 글 작성자를 특정한다고 하더라도 형사처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가령 명예훼손이라고 한다면 불특정 다수가 대상인데다 표현 수위 등을 고려하면 글 작성자를 처벌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런 것까지 처벌한다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소·고발이 난무하며 수사권이 남용되는 측면도 충분히 문제시될 수 있다"며 "진짜 필요한 부분에 경찰 인력이 동원되어야 하는데 익명 글 하나에 소모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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