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검출률 한주 새 23.3%로↑
강릉·김해·제주 3단계로 격상
文대통령 “이번 주말 중대기로”
고위험군 AZ 접종간격 11→ 8주
화이자 만12세 이상 접종 허가

영국·미국 등 다수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세종’이 된 ‘델타(인도발) 변이’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감염 확산을 주도할 것이라는 방역 당국 전망이 나왔다. 당국은 유행 확산으로 인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발생 규모가 너무 커졌고 델타 변이가 곧 전체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델타 변이는 기존보다 전파력이 2.5배가량 강하다고 알려졌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델타 변이보다도 더 강력한 변이가 언제든 등장하고 발견될 수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위중증이 적다고 알려진 젊은 층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3일 기준 국내에서 델타 변이 감염이 확정된 인원은 374명이다. 역학적 연관사례는 230명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 사이 9.9%에 그쳤던 국내 델타 변이 검출률은 지난 4∼10일 한 주 만에 23.3%로 뛰었다. 델타 변이 확산 속도가 그만큼 빠르단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델타 변이의 확산이 무섭다. 이번 주말이 매우 중대한 기로가 됐다”며 “최대한 이동과 만남을 자제해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방송가, 다중이용시설 집단감염도 잇따르고 있다. 배구 선수 출신 김요한이 확진된 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델 한혜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요한이 출연한 다른 JTBC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찬다’의 출연진인 박태환, 윤동식, 모태범, 이형택 등도 확진됐다. 서울 관악구 사우나 관련 시설에서는 닷새간 5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4차 대유행 초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비수도권으로 유행이 퍼지고 있다. 이날까지 경남 창원시·충남 천안시 유흥주점, 울산 동구 어린이집 등에서 수십명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그 영향으로 이날 전체 확진자 중 비수도권 비율은 25%나 됐다. 강원 강릉시와 경남 김해시, 제주는 자체적으로 3단계 격상을 결정했다.

전국적인 유행세가 뚜렷해지자 정부는 비수도권 방역 수준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비수도권의 경우 사적모임 허용 인원이 4명, 6명, 8명 등 지역마다 달라 국민께 혼선을 줄 수 있다”며 “비수도권의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4명까지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각 지자체가 논의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경우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저녁 6시 이후 모임 인원을 추가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이날 지자체와 논의 후 이르면 오는 18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과 관련해 요양시설·요양병원 신규 입소자와 이달 1차 접종자에 대해 2차 접종까지 간격을 현행 11주에서 8주로 단축했다. 화이자 백신의 접종 가능 연령은 기존 만 16세 이상에서 만 12세로 낮춰 변경허가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날 밝혔다.

아울러 당국은 아랍에미리트(UAE) 입국자 중 예방접종 완료 후 확진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자 이날부터 UAE에 대해 격리면제서 발급을 중단했다.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된 해군 청해부대 34진에서는 집단감염이 발생해 부대원 300여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청해부대 유증상자 80여명은 대부분 경증이지만 승조원들이 백신을 맞지 못한 점이 불안 요인이다. 군은 34진 장병 전원을 공군 수송기에 태워 조기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별도의 전문의료장비를 갖춘 항공기를 투입하는 긴급후송계획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가 서울의 교회·목사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함에 따라 서울 내 종교단체는 20명 미만 범위 내에서 수용인원의 10%까지 대면 예배·미사·법회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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