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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하원의원 “어린이는 코로나19 백신 안 된다”… 사실일까?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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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5 11:00:00 수정 : 2021-07-15 10:15:12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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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님… 어린이에게 적합한 백신이어야 한다는 조건 붙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자선사업 단체인 애넌버그 재단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지난 5월 13일(현지시간) 14세 소년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맞고 있다. 로스앤젤레스=EPA연합뉴스

어린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할까, 맞지 말아야 할까. 정답은 당연히 맞아야 한다. 다만 어린이에게 적합한 백신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린이들은 예방접종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학교는 아이들에게 백신을 강요해서는 안 되며, 마스크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했고, 지속적인 마스크 착용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썼다. 

 

그린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열성팬으로 그와 비슷한 극우 성향을 거침없이 내보여 ‘하이힐을 신은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공공정책연구소가 운영하는 ‘FACTCHECK.ORG’의 그린 의원 발언 ‘팩트체크’와 WHO의 입장, 한국의 청소년 및 어린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을 짚어본다.

 

◆어린이는 백신 접종 안 된다 → 사실 아님

 

우선 ‘어린이는 예방접종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린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FACTCHECK.ORG’에 따르면 WHO는 실제 6월 21일까지 ‘어린이들은 현재로서는 백신을 맞지 않아야 한다’(Children should not be vaccinated for the moment)고 게시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EPA연합뉴스

하지만 그린 의원은 ‘현재로서는’이라는 표현을 뺐다. 또 그린 의원도 트위터에 사진으로 첨부한 대로 WHO는 해당 문장에 이어 “어린이들에게 코로나19 예방접종을 권고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아직 없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성인들에 비해 가벼운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어린이는 권장되는 소아용 백신을 계속 맞아야 한다”고 밝혔다. 

 

어린이가 상대적으로 백신이 급하지 않다는 것이지, 백신을 맞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과는 차이가 있다.

 

‘FACTCHECK.ORG’는 이 공지가 4월 초부터 게시가 됐고, 공지가 업데이트되지 않으면서 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FDA는 지난 5월 10일 12∼15세 미성년자에 대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했고, 백신 접종이 꾸준히 진행 중이다.

 

특히 전문가 전략자문단은 5월 27일 회의를 열고 WHO에 코로나19 백신 사용에 대한 권고와 WHO 면역 자문단인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의 잠정 지침을 6월 15일에 발표했다.

사진=그린 의원 SNS 캡처

지침은 “다른 고위험 그룹과 함께 심각한 코로나19 질병에 걸릴 위험이 상당히 높은 12∼15세 어린이에게 예방접종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12세 미만 아동에 대한 효능 및 안전 데이터는 없다. 이러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12세 미만의 개인은 일상적으로 예방접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발표가 6월 21일까지 WHO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되지 않으면서 과거 지침이 남아 있었고, 이를 그린 의원 등이 ‘어린이는 예방접종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알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린 의원이 언급한 지침은 이튿날인 22일 업데이트 됐다. ‘FACTCHECK.ORG’는 “WHO가 업데이트를 7일 지연하면서 온라인에서 혼란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자선사업 단체인 애넌버그 재단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지난 5월 13일(현지시간) 13세 소녀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맞고 있다. 로스앤젤레스=EPA연합뉴스

◆한국 어린이 접종은 “고3 이외에는 아직 검토 중”

 

한국에서는 어린이 백신 접종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인 상황이다.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18세 이하의 백신 접종 계획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전진석 교육부 학생지원국장은 “방역당국에서 아직 그 부분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달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국의 경우 화이자 백신을 12세 이상 맞추는 거로 결정이 났는데, 우리는 그런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유 부총리는 “연령대를 몇 살부터 맞출 수 있는지에 대한 승인 신청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식약처에서 전체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며 “저희도 16세에서 18세까지는 승인은 나와 있는데, 이 학생들에 대한 접종이 다른 나라의 사례들이라든가 그동안의 학생 연령층에서 발생했던 확진자들의 추이, 감염 정도나 증상 여부가 학생들은 굉장히 중증으로 그렇게 전환되고 또 그런 경우들이 거의 없는 것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예방접종위원회 전문가들이 전체적으로 백신의 안전성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검토해서 결정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은 일단 18세 이상만 접종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또 “학생들이 감염됐던 그동안의 경로를 보면 가족에 의한 감염이 54% 정도 됐다”며 “교직원들, 가족들 이런 분들이 다 백신 접종을 하게 되면, 오히려 학생들이 감염됐던 그 경로에서 감염 위험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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