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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미소짓고 있다”…유로 우승 이탈리아, 감염 확산 후폭풍 우려

입력 : 2021-07-14 08:08:41 수정 : 2021-07-14 08: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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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 우승한 이탈리아 선수들이 트로피를 든 채 환호하고 있다. 런던 AP=연합뉴스

이탈리아가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우승의 축배를 들었지만, 대규모 집단 응원과 축하 행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번 유로 대회 기간 내내 로마, 밀라노, 피렌체 등 이탈리아 대도시 주요 광장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단체 응원이 진행됐다.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탓에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이탈리아 방역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특히 이탈리아가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한 뒤 나타난 모습도 코로나 예방과는 거리가 멀었다.

 

예상한 대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한데 뒤엉키며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우승컵을 들고 로마로 돌아온 이탈리아 대표팀이 버스를 타고 거리 퍼레이드를 할 때 역시 비슷한 상황이 재현됐다.

 

이런 모습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방역을 소홀히 한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감염률이 높은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젊은 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대규모 다중 운집이 향후 이탈리아 방역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마 바이오의과대 마시모 치코치 교수는 13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바이러스가 지금 미소 짓고 있다. 불행히도 이번 유로 대회의 승자는 바이러스“라고 짚었다.

 

또 다른 감염병 학자 마리아 반 케르코브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엄청난 규모의 군중이 소리치고 환호하고 노래하는 가운데 델타 변이가 백신 미접종자를 공격했을 것”이라며 “파괴적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선수들이 로마에서 유로 2020 축구선수권대회 우승 축하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1-1 무승부 끝에 잉글랜드를 승부차기로 3-2로 꺾고 53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로마=AP뉴시스

이탈리아의 백신 1, 2차 접종 비율은 전체 인구(약 5900만 명) 대비 각각 58%, 39%로 세계적으로 높은편이지만 20∼30대 젊은 층의 접종 비율은 1차 13∼16%, 2차 7∼8% 수준으로 매우 낮다.

 

델타 변이의 기세를 등에 업은 바이러스 재확산이 이미 시작됐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방역 당국 통계에 따르면 한동안 하향하던 신규 확진 곡선이 델타 변이 여파로 최근 다시 우상향 추세로 돌아섰다.

 

이달 4∼11일 일주일간의 신규 확진자 수(7972명)가 전주(5260명) 대비 51.5% 증가했다.

 

13일 집계된 하루 신규 확진자 수 역시 1534명으로 지난달 13일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사망자 수는 20명이었다.

 

카를로 라 베키아 밀라노대 전염병학 교수는 바이러스 재확산이 시간 문제라고 단언하며 “향후 신규 확진자 수가 엄청나게 불어날 수 있다. 아마도 유로 우승이 그 확산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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