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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 파동 후에도…음식점 68% “국산으로 안 바꾼다”

입력 : 2021-07-04 13:30:33 수정 : 2021-07-05 1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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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식산업연구원, ‘외식업체 중국산 김치 파동 영향 실태조사’ 공개 / 가장 큰 이유는 ‘비싼 국산 김치 단가’
온라인에서 확산했던 중국 김치공장 영상 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식당에 밥 먹으러 가면 배추나 고춧가루의 원산지부터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중국의 알몸 김치 기사를 본 후부터는….” (서울 종로구의 30대 직장인 A씨)

 

“중국산 김치 안 쓴다고 붙여 놓은 지 오래 됐죠. 아무래도 기사를 본 손님들이 계속 물어보시니까….” (서울 서초구의 한 분식집 업주 B씨)

 

이처럼 ‘중국산 알몸 김치’ 보도 후, 식당에서 김치 재료의 원산지부터 확인한다거나 손님들을 안심시키려 별도 안내 메시지를 붙여놓았다는 업주 반응이 이어지지만, 전체적인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김치의 주 소비처인 음식점에서의 중국산 김치 사용이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4월20일~30일 국내 음식점 10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해 4일 공개한 ‘외식업체 중국산 김치 파동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산 김치 파동 전후 수입 김치 구매 비율은 이전에는 47.1%였으나, 43.1%로 4.0%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중국산 김치 파동 이후, 국산 김치로 바꿀 의향있는지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67.9%가 ‘없다’고 답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수입산 김치를 국산 김치로 바꾸지 않겠다는 음식점을 종류별로 보면 ▲중식(81.2%) ▲서양식(70.0%) ▲김밥 및 기타 간이음식점 (69.9%) ▲한식(62.6%) ▲일식(50.0%) 순이었다.

 

중국산 김치 파동에도 업주들이 수입산을 쓰겠다는 가장 큰 이유는 ‘비싼 국산 김치 단가(53.2%)’다.

 

이어 ▲현재 구매하는 수입산 김치는 믿을 만해서(18.0%) ▲수입산을 이용해도 고객 항의가 없어서(17.6%) ▲단무지 등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6.6%) 등 순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중국산 김치 파동 후에도 김치 수입액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김치 수입액은 5932만4000달러(약 67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경미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속적인 경영난을 겪고 있는 외식업체에서 중국산 김치를 단가가 비싼 국산 김치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국산 김치를 쓰는 식당이 중국산 김치로 바꾸지 않도록, ‘국산 김치 자율표시제’에 일정 기간 참여한 외식업체에 배추 가격 폭등 시 정부가 일정 부분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4월, ‘1분기에 한국인들의 중국산 김치 수요가 급증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지난 1분기에 수입한 중국산 김치는 총 6만7940톤”이라며 한국인 소비자들은 여전히 중국산 김치를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높은 중국산 김치 수요를 바탕으로 중국과 한국은 보다 더 끈끈한 협력을 통해 동북아시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중국발(發) 김치 기원 논란과 비위생적 김치 담그기 영상 등으로 중국산 김치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의 선호현상이 지속된다는 현지 언론의 자신감으로 비쳤다.

 

리톈궈 중국 국가국제전략연구소 부교수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저렴한 재료값이 중국산 김치 수요 상승의 원동력이라면서, “한국의 많은 식당들은 고품질과 저렴한 가격의 장점이 있는 중국산 김치를 기꺼이 소비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기사 말미에서 “중국과 한국 누리꾼들이 최근 몇 달간 벌여온 문화적 논쟁은 소비자들의 ‘김치 구매’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은 여전히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의 구매를 선호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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