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청 부시장 만나 KXO 리그 개최 예선 요청하기도
오징어 매매사업 투자 사기 혐의로 지난 4월 구속 기소

현직 부장검사와 총경급 경찰 간부,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줬다고 진술한 자칭 수산업자 김모(43·수감 중)씨 사건으로 경북 포항이 발칵 뒤집혔다.
2일 정치권과 경찰 등에 따르면 구룡포읍 출신인 김씨는 대학 졸업후 지역 내에서 렌터카 업체를 잠시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그동안 포항에서 조선소를 운영한다거나 어선 10여척을 소유하고 있다, 수산물가공업체를 운영한다고 말하고 다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역 유력 인사들과 두루 접촉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대구지검 포항지청에서 근무한 A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넸고, 최근까지 포항남부경찰서장을 지낸 B총경에게 선물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KXO(한국3x3농구위원회) 회장에 취임한 뒤에는 포항시청에서 부시장을 만나 리그 개최에 따른 예산을 요청하기도 했다. 애초 이강덕 시장과 만날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남은 취소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거절한 탓에 김씨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게 포항시의 설명이다. 김씨는 올해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주선으로 포항 북구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과 만나기도 했다. 김 의원 측은 포항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는 아버지가 있다는 김씨 소개가 의심스러웠고,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한 뒤 더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밖에 지역 다른 유력인사와도 접촉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 한 구룡포읍 주민은 “구룡포 사람들에게 김씨가 누구인지 확인하려는 전화가 전국에서 빗발쳤다"며 "여기에서는 김씨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징어를 선상에서 급랭시킨 이른바 ‘선동 오징어' 매매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불려주겠다"며 김무성 전 의원의 형 등 7명에게 11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의원 형을 상대로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34회에 걸쳐 86억490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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