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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점령군” 김원웅 발언에… 보훈처장 “매우 부적절”

입력 : 2021-07-01 19:05:02 수정 : 2021-07-01 1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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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들에 영상 보내 논란 일어
원희룡 “망언 도 넘어” 강력 비판
김 회장 “역사적 진실 말한 것뿐”
김원웅 광복회장. 연합뉴스

김원웅 광복회장이 고교생들에게 보낸 영상에서 ‘소련은 해방군, 미군은 점령군’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1일 김 광복회장의 이 발언과 관련해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처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의 관련 질의에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논란이 될 수 있고, 더욱이 고등학생들한테 그렇게 발언했다는 자체가 상당히 유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광복회에 사실 내용을 파악해 우려를 표명하든지, 다른 방법이 있으면 강구해서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망언이 도를 넘어 막장 수준”이라며 “그렇다면 6·25전쟁은 북한이나 소련 주장대로 우리가 침략한 것이며, 미국 식민지로부터 우리를 해방하려 한 조국해방전쟁이냐”고 되물었다. 원 지사는 “진실을 외면한 채 철 지난 낡은 이념에 마취된 상태”라며 “양주 백석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알리는 동영상을 직접 찍어 보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애국가를 부정하고, 친일 프레임으로 국민을 편 가르며, 남북 분단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잘못된 역사관을 서슴없이 드러내던 분”이라며 “문재인정부는 더는 침묵하지 말고,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세간의 비판을 반박했다. 그는 영상 속 자신의 발언에 대해 “역사적 진실을 말한 것뿐이다. 한국 국민이라면 마땅히 한국인을 무시한 맥아더를 비판해야 한다”며 “맥아더의 한국 무시 사실을 밝힌 것을 비난하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6·25 전쟁 발발 나흘 뒤인 1950년 6월 29일 수원비행장에 도착한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최고사령관의 모습. 수원박물관 제공

그는 국사편찬위원회 누리집에 게재된 자료를 제시하며 “해방 후 한반도에 진입한 미군과 소련군은 각각 포고령을 발표했다. 소련군 치스차코프는 해방군임을 표방했지만 미군 맥아더는 스스로 점령군임을 밝히고 포고령 내용도 굉장히 고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련 포고문에는 독립운동세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맥아더는 독립운동세력(건준위, 임시정부)을 강제 해산시키고 친일파를 중용했다”며 “이들 반민족 기득권세력에게는 맥아더가 은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이런 발언이 해방 후 소련군이 한반도에서 벌인 각종 인권침해 행위와 일탈 행위는 물론 6·25전쟁 때 남침까지 미화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역사학자는 “역사의 한 단면만을 드러내 역사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달 21일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친일 잔재 청산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한 경기도 양주 백석고 학생들에게 13분 분량의 영상을 보냈다. 영상에서 김 회장은 광복 이후 북한에 진입한 ‘소련군은 해방군, 미군은 점령군’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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